일찍 죽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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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서른여덟 살 먹은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언젠가는 이 사람은 어떤 위대한 원칙, 위대한 사안, 위대한 대의를 위해 일어나야 할 시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사람은 겁이 나서 혹은 좀 더 오래 살고 싶어서 그런 사명을 거부합니다. 직장을 잃을까 걱정하기도 하며, 남들에게 비난을 받고 신망을 잃을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칼에 찔리지 않을까, 총에 맞지나 않을까, 집이 폭파되지나 않을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국 대의를 포기하게 됩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흔 살까지 살았다고 합시다. 하지만 이 사람은 이미 서른여덟 살에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 사람이 숨을 거두는 것은 벌써 오래 전에 있었던 영혼의 죽음을 뒤늦게 알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 사람은 진리를 위해서 일어서기를 거부한 그 순간에 죽은 것입니다.”
마르틴 루터 킹의 자기 고백적인 설교 중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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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신자들의 부끄러운 모습일 것입니다. 아니 저는 이미 여러 번 죽었을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긍휼로 죽을 때마다 다시 살려 주심을 받은 것뿐입니다. 또 너무나 부끄럽게도 앞으로 또 그러지 않는다는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흑인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싸우다 젊은 나이에 죽은 킹 목사처럼 위대한 진리 앞에 과감히 목숨을 내어놓을 만한 위인이 전혀 못됩니다. 저의 그런 면모를 너무나 잘 아시는 주님인지라 제게 당신의 큰일을 맡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설령 죽었다 사는 일을, 킹 목사님의 뜻대로라면 죽는 일만, 계속 하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그 빈도는 줄어야 할 것입니다. 진리 앞에 꽁무니를 내리고 숨는 일을 너무 자주 반복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또 그 진리가 사소해서 적게 죽고 빨리 깨어나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정말로 위대한 진리 하나를 위해, 실은 우리 모두가 죽기까지 십자가 복음 증거 하도록 예수라는 진리를 이미 소유하고 있기에, 온전히 죽는 자리에 이르러야 할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실제로 이삭을 바쳤던 바로 그 모리아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여정을 우리도 쉼 없이 나날이 더 힘을 내어서, 더 많이, 더 빨리 올라가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5/8/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