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15:17) 아사 왕이 정말 평생 한결같았는지요?

 

[질문]

 

역대하 14장에서 유다 왕 아사가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선과 정의를 행하여 나라가 평안을 누렸다고 말합니다. 또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평생 한결같았다.”(15:17) 했는데 16장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북 이스라엘이 쳐들어 왔을 때 아람 왕의 요청을 구하고 선견자 선견자 하나니의 권고에 노하여 감옥에 가두고 백성들을 학대했고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도 여호와께 구하지 아니하고 의원들에게 구하였다는 기록되어 있습니다. 15장과 16장 사이에 세월이 많이 흘러 아사의 마음이 변한 것인지? 평생 한결같았다는 의미가 무엇인지요?

 

[답변]

 

질문자님처럼 성경을 앞뒤 문구를 자세히 비교해 가며 읽고 묵상하는 습관은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성경을 읽다 보면 이처럼 문자적으로 모순 불일치 상충하는 부분들이 종종 눈에 띌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성경 해석 원칙을 정립해 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본 사이트의 # 515 “갈 3:17의 연대가 이해가 안 됩니다.”의 글을 다시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질문자께서 같은 맥락의 질문을 주셨기에 저도 다시 같은 맥락의 답변부터 드리겠습니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 ... 내 종 모세와는 그렇지 아니하니 그는 내 온 집에 충성함이라.” (민12:3, 7) 모세가 아내 십보라가 죽은 후에 구스 여자를 후처로 취한 것을 빙자하여 형 아론과 누이 미리암이 그를 비방하자 하나님이 그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온유하기로 지상에서 최고이고 당신에게 온전히 충성하는 자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실은 그는 살인자였습니다. 물론 떨기나무 불꽃으로 임재하신 여호와를 인격적으로 대면하기 전의 허물이므로 하나님도 성경 독자도 문제 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애굽 구원자로 세워진 뒤에도 하나님의 명을 위반하고 바위를 두 번 치는 바람에 필생의 소망이었던 가나안 땅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민20:12) 그럼 하나님의 온 집에 충성한 자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하나님 그분이 그렇다고 선언했습니다.

 

“폐하시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 하시더니.”(행13:22) 하나님은 또 다윗을 당신의 마음에 맞는 자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간음하고 살인한 자입니다.

 

사울에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서 하나님이 사방 대적을 다 물리쳐 주셔서 태평성대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하나님이 금지하는 인구 조사를 실행하는 큰 죄를 범했습니다. 그로 인해 애꿎은 백성들만 전염병으로 칠만 명이나 죽었습니다.(삼하24:15) 그런데도 그를 성경은 하나님 당신께서 당신의 마음에 합한 자라고 말씀하셨다고 기록합니다.

 

그럼 하나님에게 하자가 있거나 성경이 잘못되었거나 둘 중 하나입니까? 둘 다 그럴 리는 만무합니다. 따라서 성경을, 특별히 이런 불합리한 표현들이 많이 나오는 구약성경을 해석하는 가장 근본 원리 하나가 도출됩니다. 하나님과 성경의 내용에 하자가 전혀 없다는 절대적 전제에서 묵상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인간이 저작한 것으로 인간의 이해 수준에 맞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이 인간의 말로 기록했기에 문학적인 표현 기법들이 동원되었습니다. 과장, 강조, 생략, 상징, 은유 등등의 비유법이 많이 또 자주 사용됩니다.

 

성경에 완벽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모든 인물이 거의 항상 하나님께 충성했으나 가끔 거역도 했습니다. 일반인도 큰 죄를 짓지 않고 비교적 신실하게 살았다면 “평생토록 정직해서 법 없이도 살 만큼 착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성품이 보편적으로 그랬다는 뜻이지 죄라곤 한 번도 안 지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세를 “하나님의 온 집에 충성한다.”, 또 다윗을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다.”고 진술했듯이, 아사 왕의 “마음이 한결같다”는 표현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본문은 아사의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평생 한결같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두 가지 잘못된 행동이 아닙니다. 그의 일반적인 성품이 그랬다는 뜻입니다. 다윗도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다가 말년에 엄청난 죄를 저질러 백성이 칠만이나 죽었습니다. 아사는 더더욱 그럴 수 있습니다. 질문자께서 추측했듯이 잘하다가 말년에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석하면 되는 것입니다.

 

모세, 다윗, 베드로, 바울 등 성경 인물은 물론 우리 같은 평범한 신자들도 하나님을 향한 마음 자체는 사실상 한결같습니다. 하나님을 거역 외면하고 사탄 쪽으로 마음이 향했던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죄의 본성이 여전히 살아있기에 이런저런 죄들을 짓습니다. 세상을 향한 욕심과 자신을 높이는 교만에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죄가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성경이 말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구약성경은 범사를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관점에서 기록되었습니다. 아사가 행한 종교개혁은 당시로선 대단히 신실하고 온전한 믿음에 기인한 것입니다. 특별히 역대기는 제사장의 관점에서 유다의 역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요컨대 그런 종교개혁은 여호와에 대한 마음이 한 결 같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아사의 경우, 문자 그대로 여호와를 향한 그의 마음(행동이 아닌 마음)은 한결같다고 해석해도 되며, 나중에 믿음이 떨어졌다고 해석해도 되며, 그런 종교개혁을 할 수 있는 마음을 그런 방식으로 강조하면서 표현했다고 해석해도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성경은 과학 논문도 신문기사도 아닙니다. 앞으로 혹시 비슷한 난제가 나오더라도 성경이 한치의 불합리도 없는 완벽한(perfect) 기록이 아니라는 생각부터 하셔야 합니다. 또 그 내용에는 아무 하자가 없기에 앞뒤 문맥에서 하나님과 인간 저자가 드러내려는 뜻이 무엇일지부터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외적으로 드러난 불합리에 관심을 쏟다 보면 정작 붙들어야 할 것을 놓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12/17/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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