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8:4-13 빌립 목사에 시몬 신자(?) 1/18/2018
“무리가 빌립의 말도 듣고 행하는 표적도 보고 한마음으로 그가 하늘 말을 따르더라.”(8:6)
스데반의 순교로 촉발된 유대교의 박해로 온 성으로 흩어진 신자들 중에 예루살렘교회 일곱 집사로 뽑힌 빌립도 있었다. 그는 가는 곳마다, 특별히 유대인들이 민족을 배반하고 성전과 율법을 위반한 죄인으로 상종조차 않던 사마리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자 많은 표적이 따랐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 주님 주신 소명에(행1:8) 순종하는데 회심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을 리 없다. 그 부흥의 역사를 목격한 마술사 시몬도 빌립의 전도를 받아 믿고 빌립을 따라다녔지만 그 속내는 빌립처럼 하나님의 권능을 행사하고 싶은 불의한 의도뿐이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에서 보듯이 사람은 몰라도 성령을 절대 속일 수 없다. 어리석게도 성령의 권능은 오직 순전한 믿음으로 주님께 순종하는 자에게만 따르는 줄 몰랐던 것이다.
시몬과 빌립을 비교해보면 성령이 역사하는 모습을 알 수 있다. 먼저 시몬은 자기가 고안한 “마술을 행하며 자칭 큰 자”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마술이 신기하긴 했나보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놀랄” 정도였으나 그들에게 찔림을 주어 변화시킬 수는 없다. 반면에 빌립은 사람들이 그의 말도 듣고 행하는 표적을 보면서 놀라기보다는 “한마음으로 그가 하는 말을 따랐다.”(6절) 귀신들이 크게 소리를 지르고 나갔는데 예수님의 권능에 완전히 제압당함으로써 제발 멸망치 말아달라는 비명이었다. 불치병환자가 나음으로써 “그 성에 큰 기쁨이”(8절) 넘쳤다. 눈속임으로 잠시 신기하게 여기는 마술과 하나님의 참 생명이 죄인 병자 귀신 들린 자들의 내면에 일으키는 새로운 창조와는 아예 비교가 안 된다. 비교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자 예수님에 대한 모독이며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죄다.
시몬이 빌립에게 보이는 반응을 보라. 성경은 참으로 정미한 기록이다. ‘진심(眞心)으로’ 쫓은 것이 아니라 ‘전심(全心)으로’ 따라다녔다. 끈질기게 계속 따라다녔다는 뜻이다. 그리고 빌립이 하는 말을 따랐다는 설명은 없고 오직 그에게 나타나는 표적과 권능에 놀라기만 했다. 시몬의 속셈이 그대로 드러났다. 시몬만 탓할 문제가 아니다. 빌립이 복음을 전하기 전에는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다 시몬을 따르며 이 사람은 크다 일컫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하며 추종했다. 하나님의 살아있는 진리가 전파되지 않으면 사탄이 큰 능력으로 여호와를 믿는 백성들마저 맘껏 갖고 놀 수 있다. 시몬 같은 사기꾼이 주의 큰 종이라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칭송한다. 사람들은 당장 눈앞에 드러나는 현상에만 관심을 갖고 그것이 전부인양 착각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교계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빌립 같은 참 목자가 참으로 아쉬운 시대다. 신학적 전문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수님과 일대일 인격적 대면 체험을 통하여 그분께 직접 듣고 본 것을 순전하게 전하는 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초자연적 체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에 계시된 구원진리가 자기 존재 삶 인생을 통해 절대적 진리임을 확인한 자들이 그 진리를 순전히 선포해야 한다. 진리만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 시몬도 그의 개인적 탐욕보다 거짓의 아비 마귀에게 조종당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마귀와의 영전전쟁이 소명인 목사가 자신이 예수님과 씨름한 체험적 진리를 자신의 삶으로 전하지 않고 신학교에서 배운 객관적 교리만 가르쳐선 마귀에게 결코 승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