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세상이 닥쳐도

조회 수 17 추천 수 0 2020.04.21 15:39:00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세상이 닥쳐도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완전히 패닉에 빠져버렸습니다. 정말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이전 세대는 상상도 못했던 세상을 벌써부터 살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부정적 상황입니다. 당장에 마땅한 해결책도 없어서 큰 두려움이 동반되기에 더욱 실감납니다.

 

문명의 편리한 혜택을 누릴 수 없어서 아직도 긍정적인 새 세상을 살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반면에 이번 사태는 평소의 신분 지위 재산 지성 건강과 무관하게 한 명의 예외 없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입니다. 옛날로 치면 한 동네만 격리해서 치료하고 모든 물건을 불태우면 끝나는 일종의 역병(疫病)이지만 교통이 발달해 일반인들의 나라간 여행이 보편화된 지금은 순식간에 온 지구에 퍼졌습니다.

 

이곳 엘에이는 세계 최고 자유주의 국가임에도 지금 일종의 통행금지가 하루 24시간 시행되고 있습니다. 모든 가정이 하루 종일 좁은 방안에서 가족들끼리 모여 바보상자를 쳐다보는 것이 그나마 두려움을 없애는 유일한 방안이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은퇴촌인지라 체육관 같은 편의시설들은 벌써 다 문 닫았습니다. 정부 당국에서 특별히 65세 이상은 외출을 엄격히 금지해주길 요청이 아니라 명령했습니다. 특별한 사유 없이 외출하다간 티켓을 받고 벌금이 매겨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단지 안에서 산책은 가능해도 마주치는 사람들과 멀찍이 떨어져서 손만 살짝 흔들고 어색한 웃음을 교환합니다.

 

지금 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백신이 개발되리라 예상하는 18개월 후 쯤에는 어떤 형태로든 종식은 되겠지요. 그러나 그 후로 세상이 지금과는 현격히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는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람들 사이에 살과 살이 맞대는 교제와 소통은 실종되고 상거래 회사업무 등은 물론 의료 진료까지도 원거리에서 떨어진 채 손가락 하나 클릭하여 컴퓨터에만 맡기게 될 것이며 나라마다 국경장벽은 더 높이 쌓고 타 국민을 혐오하는 극도의 이기적인 민족주의가 대두될 것입니다. 충분히 개연성 있는 한두 가지만 떠올려도 걱정부터 앞서지 않습니까?

 

물론 언젠가는 그에 따른 폐해를 줄이려 반대방향의 노력도 하겠지만 엄청난 희생을 거친 후에 수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될 것입니다. 정작 진짜로 큰 문제는 현재같이 지구환경을 사람들이 계속 오염 파괴시킨다면 이번 코로나보다 더 전염성이 강하고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이 계속해서 자주 창궐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우리 후손들의 앞날이 암울하다는 것입니다.

 

저희도 특별한 일을 빼고는 꼼짝 않고 집에만 머무른지 열흘 정도 되어갑니다. 집사람은 평소의 취미대로 베란다의 각종 화분을 가꾸며 소일합니다.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밀린 글들을 쓰고 교회 공적예배가 금지되어서 그런지 갑자기 늘어난 홈페이지의 신앙 상담과 질문들에 열심히 답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 저희 각자에게 TV시청보다 더 재미있고 열심히 행할 일이 있음에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러다 아내가 열심히 가꾼 각종 화초들과 아파트 앞마당에 때맞춰 흐드러지게 핀 목련꽃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아무리 처음 살아보는 절망적인 세상이 닥쳐도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의 은혜와 진리를 끝까지 붙들고 기쁨과 감사와 찬양이 넘치는 삶을 살겠다고 새삼 다짐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벧전1;24,25)

 

(3/21/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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