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51:17 하나님이 울리는 울음을 울어라.

조회 수 450 추천 수 6 2009.09.18 0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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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울리는 울음을 울어라.  


하나님이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시51:17)


많은 신자들이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진리만 철석같이 믿고 평소 신앙생활을 너무 안일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엄격한 틀에 박힌 율법적인 신자가 되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신자를 조건 없이 사랑하시고 한없는 긍휼로 대하십니다. 그럴수록 신자는 항상 그분 앞에 더더욱 겸비한 자세로 서야 합니다. 게을러빠져 열심을 내지 않는다는 단순한 뜻이 아니라 정작 심각하고 진지해야 할 부분에서 그렇지 못한 일이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의 “하나님이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는 말씀도 신자들의 이해가 부족한 좋은 예에 해당됩니다. 세상에서 손해를 보거나 예기치 않은 환난을 겪거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 등 힘들고 슬퍼서 마음이 상한 것을 상한 심령이라고 단순하게 이해합니다. 그래서 고달픈 인생살이에서 당하는 억울하거나 어려운 일들로 눈물 흘리며 기도드리는 것이 상한 심령의 제사라는 것입니다. 또 그런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그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서 슬픔의 한숨을 기쁨의 탄성으로 바꿔주신다고 믿습니다.

물론 맞습니다. 사랑과 관용이 풍성하신 하나님은 신자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단순히 이해하여 주께서 신자의 어떤 상한 마음이라도 멸시치 않는다면 신자가 어려운 처지를 당해 마음이 고달플 때마다 전부 해결해 주신다는 뜻이 되어버립니다. 그럼 심성이 연약해 잘 우는 자가 기도만 열심히 하면 만사형통이 되어버리지 않습니까?

아무리 하나님이 신자가 어려운 처지에 빠져 괴로워하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고 도와주기를 원하시지만 그렇게 된 원인 중에는 신자 자신의 잘못, 허물, 죄악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까지 무조건 눈물을 일일이 닦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런 때는 스스로 깨우쳐 회개할 때까지 못 본 척 하기도 하며, 전혀 회개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계속되는 어려움 혹은 당신의 징계 가운데 성령의 미세한 음성으로 신자의 심령에 대고 권면하여 깨우치도록 도와주십니다.

물론 신자 쪽의 잘못과 허물은 하나 없이 세상과 사람과 사단의 방해로만 곤경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때야말로 정말 상한 심령이 되어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은 반드시 그 억울하고 상처 받은 것들을 어떤 형태로든 언젠가는 신원해주십니다.

그러나 본문이 “하나님이 구하시는” 제사라고 말한 것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신자가 억울하고 힘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레 눈물 흘리며 기도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이 구태여 구하지 않아도 신자는 상한 심령으로 제사를 드리게 됩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의도적으로 찾으시는 특별한 상태의 상한 심령이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짐작도 할 수 없는 당신에 관해 가장 진실 된 면과 당신만의 비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받는 미국의 한 웹사이트가 사람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와 가족을 포함해 자기를 아는 사람들 모두가, 심지어 배우자마저 모르는 진짜 자기만의 허물, 상처, 습관, 죄악이 사람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각기 다 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당사자를 알 수 없는 인터넷 상에라도 그것을 고백하여 본인이 느끼는 죄책감과 부담을 줄여보려 하는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때로 두 얼굴의 사나이가 되어 자기 속에 자신이 알 수 없는 또 다른 자신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가죽만 인간의 탈을 썼을 뿐 속은 짐승보다 더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이 수시로 발동합니다. 신자가 된 후 그런대로 선하게 살지만 과거에 지은 큰 죄가 아직도 숨겨져 있습니다. 치유되기는커녕 다시 회상하기도 싫은 상처도 많습니다.

만약 정밀한 현미경으로 인간 내면의 관찰이 가능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갖 비틀어지고 찢어진 흠집투성이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관찰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도 여전히 여기저기서 계속 곪아터지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 아니 전부 다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겉모양은 그런 속내와는 전혀 다르게 말짱하지 않습니까? 지성, 교양, 종교, 도덕 같은 고성능 위장술로 교묘하게 감추고 있는데 어쩌면 신자가 그 정도가 가장 클 것입니다.  

따라서 신자가 정말로 하나님에게 드려야 할 상한 심령은, 아니 하나님께서 신자에게서 찾고 있는 심령은 바로 남들은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상처와 허물과 죄악이 포함된 심령입니다. 이미 겉으로 드러난 잘못들은 사람들이 다 알뿐 아니라 그 피해자 혹은 당사자 간에 어느 정도의 사과와 용서와 화해의 절차를 거쳤을 것입니다.

간혹 그렇게 하지 못한 것들도 신자로서 신앙양심상 혹은 교회에서 그럴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까 비교적 자주 회개하는 기도를 했을 것입니다. 만약 정식으로 기도까지 안 했어도 심령이 죄책으로 때때로 눌리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최소한 남들에게 정죄 내지 판단 받고 있다는 것을 자신이 더 잘 알기에 반성하면서 고치려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남들이 아니 가장 가까운 배우자조차 모르는 자신만의 비밀스런 허물과 죄악은 경우가 다릅니다. 심령 깊숙이 감쳐져 있고 또 자신조차 자기의 그 추한 모습을 자꾸 외면하고 아예 부인하고 싶기에 더 깊숙이 숨어버립니다. 심지어 자신마저 잊고 있거나 일부러 잊어버립니다. 참으로 견고한 진이 되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토설해내는 일은 참으로 괴롭고 힘든 작업일 수 있습니다. 회개와는 반대쪽으로 이끄는 힘에 묶여 아무 저항도 못하고 자꾸 끌려갑니다. 그럴수록 떠올리기조차 싫은 그 모든 것들을 정말 하나 빠짐없이 다 끄집어내어야 합니다. 초 강력펌프로 단 하나의 찌끼가 남아 있지 않도록 끌어 올려야 합니다. 속을 완전히 까뒤집어야 합니다.

심령 깊숙이 진치고 있는 상처와 허물과 죄악일수록 섞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너무나 추하고 더럽기에 끄집어내는 순간 자신의 심령이 참으로 가난하고 비참하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닫게 됩니다. 지정의로는 의식 못해도 영에서부터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내립니다.  그것들을 많이 끄집어내면 낼수록 그 흐느낌은 심한 통곡으로 바뀝니다.  

아무리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무조건적이고 무한하신 사랑의 하나님이지만 그분이 우리 심령에 더러운 찌끼가 남아 썩어져 들어가는 것을 결코 좋아하거나 방관하시지 않습니다. 신자가 단순히 현실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문제만 눈물로 기도드리는 것은 하나님은 더러운 것도 계속 용납해주는 안일한 하나님으로 간주하는 불신앙이자 그 자체도 일종의 죄입니다. 하나님은 너무나 크게 실망하실 것이며 신자도 자신의 신앙을 어려운 일이 있어야 울고, 복 받으면 감사하는 그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수준으로 붙들어 매는 셈입니다.  
  
물론 하나에서 열까지 토설해내는 작업이 신자에게 너무 힘들 뿐 아니라 큰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신자는 무의식중에 그렇게 하지 않으려 버팁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오히려 그런 제사를 구하십니다. 또 성령의 강권적 역사로 모든 죄악과 허물과 상처들을 떠올리게 해 진정한 회개를 할 수 있는 마음으로 바꿔주십니다. 기독교의 회개는 도덕적, 종교적 반성이 아닙니다. 성령의 말할 수 없는 탄식이 신자의 입술을 통해 나오는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 심령이 너무 피폐해 있거나 기력이 소진해 있을 때에는 신자더러 그 비참한 충격을 받지 않게 위해서라도 스스로 원인을 알 수 없고 통제도 못하는 통곡을 속에서 터져 나오게 합니다. 성령님이 독단적으로 신자의 상한 심령에 펌프질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다가 아무 이유 없이 몇 시간이고 눈물콧물 흘리면서 오직 예수님의 이름만 부르며 울게 만드십니다.(실제 이런 체험을 가끔 해보셨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거룩하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성령님은 우리 속을 정화시키는 작업을 하십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겉과 속이 다른 자만 미워하셨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우리를 거룩하고 온전하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거룩하게 변화된 내면으로 거룩한 외적인 삶을 살아서 세상 앞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은총과 권능을 증거 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거룩하게 바꾸시고 온전하게 보존하시는 것이야말로 그분의 신자를 향한 참 사랑입니다. 그래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합동사역으로 신자더러 진정한 회개를 하게 하십니다. 심지어 우리가 가슴 아파할까봐 우리의 추하고 더러운 모습이 생각나지 않도록 하려고 아무 영문도 모르게 몇 시간이고 통곡의 회개를 하게 할 만큼 사랑하십니다.  

본 시편은 잘 아시는 대로 다윗 왕이 부하의 아내와 통정한 죄를 참회한 시입니다. 간음한 죄는 이미 공개된 비밀이었습니다. 심복 요압과 음모를 꾸며 우리야를 죽인 것이 나단에게 지적당하자 그 참담한 심령을 표현한 것입니다. 어쩌면 그 살인음모도 부하들이 어느 정도 눈치 채었을 것이지만 단지 왕과 군대장관이 한 일이라 쉬쉬하고만 있었을 것입니다.

다윗으로선 간음하고 살인한, 말하자면 이미 사람들에게 공개된 죄만 회개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순간적인 욕정에 눈이 어두워 간음을 저지른 후에 자신이 벌린 행각이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나 치사하고 비겁하고 더럽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 동안 짐짓 외면, 부인, 망각하려 했던 심령의 가장 밑바닥에 깔려 있는 본인만의 가장 비밀스런 그 추한 부분을 비로소 하나님 앞에 끄집어낸 것입니다.

욕정에 사로잡혀 충신의 노고를 잊어버린 것, 순간적 유희로 끝내려 했지만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자 부하를 죽여서까지 그 죄악을 덮으려 했던 치사함, 이미 공개된 비밀을 왕의 지위로 무시해버리려 했던 그 뻔뻔함, 날마다 심령이 눌렸음에도 일부러 잊어버리고 나중에는 마치 아무 죄도 없는 양 착각한 것, 하나님 앞에서마저 회개하려고 생각지도 못한 완악함 등등 남이 알 수 없는 죄악들을 토설한 것입니다. 그것들은 자신의 심령을 자기가 더럽힌 것들로 남에게 죄를 지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로선 당연히 “주께만 범죄했다”는 고백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다윗은 자기를 대적하는 사울은 두 번이나 하나님의 뜻이라고 살려주어 놓고는 자기와 나라를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심복은 무참히 죽였습니다. 그는 자기 속에 자기도 모르는 짐승이, 아니 사단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발견해 낸 것입니다. 사단에게 넘어갔던 본성이 아직도 수백 마리의 뱀으로 남아 뒤엉켜 꿈틀거리며 활개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다윗보다 더하면 더 하지 결코 모자라지 않습니다. 신자는 다윗처럼 바로 그런 것들을 하나씩 성령의 칼로 도려내어 토해내어야 합니다. 인생살이가 고달프고 힘들어서 우는 것은 감성의 자연적인 반응입니다. 믿음과 아무 상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신자는 아무도 모르는 자기 속의 정말로 더럽고 치사한 것들을 일일이 발견해 내어야 합니다. 또 그 추하고 비참한 심령이 너무나 가난하고 안타까워 진정으로 슬퍼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성령의 위로와 예수님의 보혈의 깨끗케 하심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구하시는 제사는 신자가 스스로 울 수 있는 울음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울음을, 그것도 성령의 간섭하심으로 인해 하나님이 울리시는 울음을 울 때에 비로소 하나님은 그 제사를 가장 기쁘게 받으실 것입니다.  

1/1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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