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살펴보면 항상 은혜가 넘쳐나는 K 형제님입니다.
발병 후유증 때문이기도 하고, 또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교회생활 경력으로도 그렇고, 신앙에 관한 한, K 형제님은 어린아이 중의 어린아이입니다.
사도신경은커녕 주기도문도 못 외우고, 성경지식은 아는 게 없습니다(그래도 처음 신앙생활 시작했을 때의 저보다는 낫기에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부끄~부끄~).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지극정성으로 자기를 돌보는 아내에게 살갑게 대하지도 않습니다. 환자 특유의 신경질적인 성향이 그대로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님의 교회를 향한 마음은 갸륵합니다. 제가 오히려 본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형제님이 눈 빠지게 기다리는 것이 2가지라고 합니다.
하나는, 목요일마다 이루어지고 있는 전도사님의 병원 방문입니다. 전도사님이 오셔서 말씀 증거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찬양도 함께 하시는 그 시간을 너무너무 기다린다고 합니다. 이 시간만큼은 부부가 같은 마음으로 기다린다고 합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다음은, 주일날 교회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추우나 아무 것도 따지지 않고 그냥 교회 가야한다는 것만 안다고 합니다. 토요일 저녁부터 설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약한 체력으로 돌봐야 하는 자매님은 너무 힘들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솔직히 쉬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형제님 등살에 어김없이 지고 만다고 합니다. 하기야 환자들의 고집을 당해낼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동하는 동안, 가끔 자매님이 저 들으라고 남편에게 묻습니다. “00이 아빠, 날씨도 나쁘고 나도 힘든데 왜 교회 가야해?” 그러면 항상 나오는 답변입니다. “그럼, 교회 안 가고 뭐 하노?” 형제님께는 ‘주일 = 교회 가는 날’로 못 박혀 있습니다.
한번은 집안 일로 울산에서 잤는데, 주일 아침 형제님의 성화 때문에 울산에서 창원까지 과속하다시피하여 겨우 예배시간에 맞춰 도착한 적도 있었습니다. ^^
사정이야 어찌됐든 형제님의 교회를 향한 열심만큼은 참으로 귀하다 하겠습니다. 이 간절함이 변함없을 뿐 아니라 주님을 깊이 아는 데까지 이르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