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5:10-12) 유월절 제사가 여리고를 무너뜨렸다. 

성경 바로 알기 시리즈 (10) / 여리고성 함락에 숨겨진 비밀 (7)

 

“또 이스라엘 자손들이 길갈에 진 쳤고 그 달 십사일 저녁에는 여리고 평지에서 유월절을 지켰으며 유월절 이튿날에 그 땅의 소산물을 먹되 그 날에 무교병과 볶은 곡식을 먹었더라 또 그 땅의 소산물을 먹은 다음 날에 만나가 그쳤으니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시는 만나를 얻지 못하였고 그 해에 가나안 땅의 소출을 먹었더라.”(수5:10-12)

 

언약 성취의 첫 열매

 

요단강을 건넌 후 길갈에서 이스라엘 남성들 전부가 할례를 받았습니다. 상처가 아물 때까지 장막에서 쉬어야만 하므로 기습을 당하면 전멸을 당할 위험이 있었습니다. 전투를 앞둔 상황에선 도저히 해선 안 되는 일인데도 하나님은 그런 명령을 내렸습니다. 당신께서 여리고 주민들로 거꾸로 메뚜기 신드롬에 걸리게 해서 꼼짝 못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할례를 행한 길갈에서 유월절도 지킬 수 있었는데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여유가 넘쳤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증거입니다.

 

본문은 그 땅의 첫 소출을 먹었다고 무려 네 번이나 강조하고 있고 그에 따라 만나가 그쳤다는 사실도 두 번 언급했습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에게 광야보다 가나안이 더 풍부하고 행복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광야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끝이 났기에 하나님의 기적도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을 뿐입니다.

 

가나안에서 모든 백성에게 거부가 될 만큼 소출을 많이 주신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정상적인 농경생활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광야든 가나안 땅이든 하나님의 은혜와 권능은 똑같습니다. 굳이 은혜로 따지자면 먹고 마실 것 하나 없는 광야에서 무려 사십년이나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준 것이 훨씬 더 큽니다.

 

이들의 부모 세대는 전부 광야에서 방황하다 죽었습니다. 그들은 광야보다 떠나온 애굽이 모든 현실 여건에서 훨씬 좋았으니까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자꾸 뒤를 돌아보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유황불로 심판 받을 때에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보다 소금 기둥이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분과 등진 인생은 아무리 소출이 풍부해도 가시덤불만 생기는 고난의 길이자 그 영적 실상은 죽음입니다.

 

반면에 신세대는 전부 광야 길에서 났거나 가세스 바네야 거역 때에 미성년인지라 애굽 즉, 세상이 주는 쾌락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광야에서의 힘들었던 기억 밖에 없었기에 구태여 애굽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미련은 생기지 않는 대신 약속의 땅에 대한 소망을 키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구세대를 광야에서 모두 헛되게 죽는 벌을 내렸어도 그들의 자식들을 향해선 이처럼 하나님만의 선하신 뜻이 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믿음의 세대가, 정확히 말해선 한 사람의 온전한 성도가 세워지기 위해선 하나님의 오묘하고도 완전하신 섭리는 물론 주변 사람들의 희생과 수고가 막상 그 본인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수많이 작용된 것입니다.

 

가나안 입경 직후에 유월절 제사를 지내게 하신 하나님의 기본적인 뜻은 그 땅을 기업으로 주시겠다는 당신의 언약이 그 일정표에 따라 정확하게 진행되고 있음에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그럼 또 앞으로 벌어질 본격적인 전쟁도 당연히 그 언약이 성취되는 모습으로 끝나리라고 확신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당신의 백성들을 향한 신실하심은 아무리 세대가 바뀌어도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신세대들이 유월절 제사를 지내는 그 자리에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모세의 하나님이 와계셨던 것입니다.

 

왜 하필 유월절인가?

 

그런데 첫 열매는 창조주를 믿는 유대인들로선 아벨의 제사 때부터 마땅히 하나님께 바쳐야 했습니다. 거기다 가나안 땅의 첫 소출에 대한 제사를 지내게 하려면 유월절보다 보리와 밀의 수확이 끝나는 맥추절이나, 오늘날의 추수감사절에 해당되는 수장절이 더 좋을 것입니다. 유월절은 이제 막 보리나 밀의 추수를 시작하는 때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왜 꼭 유월절 제사로 받기를 원하셨는지 궁금해집니다.

 

요단을 건너서 길갈에 진을 친 것이 정월 십일이었는데(수4:19) 같은 달 십사일(10절)에 즉, 4일 만에 유월절을 지냈습니다. 그럼 할례 의식을 그 동안에 마쳤는지 할례를 행하는 중에 유월절을 행했는지 몰라도 어쨌든 둘을 동시에 행했습니다. 이젠 유월절 제사와 할례를 함께 받으셔야만 했던 이유도 살펴야 합니다. 백성들에게 한꺼번에 두 가지 종교예식을 하게해서 당신에 대한 충성도를 시험해보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유월절이 제정된 과정과 의미에 대해선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다시 간단히 정리해 봅시다. 출애굽 날 밤에 애굽의 모든 장자에게 여호와가 죽음의 심판을 내렸습니다. 바로가 아홉 번이나 하나님의 히브리인을 풀어주라는 명령을 거역했고 그에 따른 큰 재앙을 내렸음에도 끝까지 그 완악한 고집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이스라엘 백성과 그들과 함께 하려는 할례 받은 이방인들은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와 이방에 가로세로로 바른 후에 그 고기로 식사하면서 집안에 남아있게 했습니다. 문에 발린 피가 표식이 되어서 죽음의 심판이 건너 띄었는데 만약 히브리인 장남이라도 그 밤에 집안에 머물지 않고 밖에 나갔다면 피의 표식이 없어서 죽음의 벌을 받았을 것입니다. 애굽이나 다른 이방 잡 족이나 이스라엘이나 즉,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하나님 앞에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는 뜻입니다. 오직 당신께서 마련한 제물인 어린양의 대속적인 죽음의 공로를 의지하는 자만이 구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요컨대 유월절이 없었으면 이스라엘의 애굽에서 탈출은 불가능했습니다. 히브리인들 스스로 반란을 일으킨다고 애굽을 물리칠 수도 없고 주변 나라들이 도와줄 상황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모자란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홉 번이나 애굽의 우상 신들을 다 무력화시키고 큰 손해를 입히는 재앙을 내렸어도 바로는 여호와를 대적하며 끝까지 완악하게 버텼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고집이 완고했던 때문이 아니었으며 그 진자 이유를 정확히 아셔야 합니다.

 

바로는 당시 세계 최강국의 왕이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신, 그것도 애굽의 최고의 신으로 숭배 받고 있었습니다. 국력이 신들의 경쟁의 결과라고 믿었기에 바로가 세상에서 최고로 강력한 신인 셈입니다. 그런 바로가 자기들이 부려 먹던 노예 민족의 신에게, 그것도 장엄한 신상도 경건한 제사 절차도 없고 변변한 이름조차 없는 신에게 굴복해선 백성은 물론 자신에게 도무지 위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팔십 넘은 히브리 노인이자 애굽 궁정에서 종교를 비롯한 모든 교육을 받았던 모세가 자기를 견책하는 말 한마디에 복종하기에는 도무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여호와가 아홉 번의 재앙으로 애굽에게 경제적 타격만 가했으나 바로의 그 헛된 고집을 꺾으려면 애굽 사람들을 죽여야만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애굽 사람 전부를 심판한다는 뜻으로 대표 원리에 따라 장자만 죽이자 비로소 바로가 두 손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혼자만 심판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왕위를 이을 왕자도 역시 애굽의 최고위 신이 됩니다. 애굽의 종교체계와 애굽 사람들의 영적 정체성까지 완전히 히브리 식으로 뒤바꾸지 않는 한에는 그들의 거역은 지속될 것입니다.

 

자기 장남이 죽자 비로소 항복한 것은 바로가 신이 아니라 백성들과 성정이 똑같은 연약한 인간일 뿐이라는 점을 온 천하에 드러낸 것입니다. 절대로 인간을 숭배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애굽에게 하나님은 당신의 당신 되심을 증명하며 그들의 영적 정체성을 바꾸려고 아홉 번이나 신앙교육을 시켰고 마지막 열 번 째에 그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그럼에도 어리석게도 애굽 군대가 홍해까지 추격해서 바닷물에 익사하는 심판을 자초했습니다. 그 헛된 죽음에도 하나님은 애굽에게, 정확히 말해 성경을 읽는 모든 후대 신자들에게 영적인 진리를 계시했습니다. 당신께서 큰 인내심으로 모든 자비를 다 베풀어주어도 불신자들은 스스로의 완악하고 악의적인 죄로 심판받는다는 진리를 세상에서 최고로 잘 나갔던 애굽인들 스스로 열한 번이나 증명했지 않습니까?

 

미리 행한 감사의 잔치

 

모세가 동족의 구원자로 여호와로께 부름 받았을 때에 출애굽의 증거를 달라고 하자 너희가 시내 산에서 당신께 경배하게 될 것이라고 확약했습니다. 시내산은 출애굽을 해야만 당도하는 곳이므로 그곳에 예배를 드릴 수 있다면 출애굽은 당연히 이뤄진다는 뜻이었습니다. 모세도 그래서 바로에게 동족을 해방시켜 달라고 요구하지 않고 자기들 신 여호와에게 제사 드리려 광야로 보내주기를 허락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애굽에서 나온 지 일주년 되는 날에 출애굽의 은혜를 회상하며 실제로 시내 광야에서 유월절 제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첫째 달 열넷째 날 해 질 때에 시내 광야에서 유월절을 지켰으되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것을 다 따라 행하였더라.”(민9:5) 어폐가 있는 표현이지만 하나님이 모세에게 미리 큰소리쳤던 그대로 이뤄졌습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일생일대의 전쟁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 신세대에게 할례와 유월절 제사를 함께 지내라고 명하는 하나님이 너무나 한가롭고 짓궂게 여겨집니다. 반면에 그분의 뜻은 단순하고 쉽습니다. 유월절 양을 죽이고 할례로 자신들의 피부를 자를 때에 흘린 피를 봄으로써 출애굽 때에 구원의 문에 발랐던 피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홍해처럼 요단의 급류가 끊기는 체험을 했고 할례를 행했고 지금 유월절 제사를 지내는데도 대적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합니다. 유월절이 있었기에 시내 광야 유월절 제사와 가나안 입성이 가능했는데 다시 유월절 제사를 드리라고 합니다. 여리고성 전투도 당신께서 당연히 승리케 해주실 것을 온전히 믿으라는 것입니다. 결국 본문의 유월절 제사는 하나님이 이미 확보해 놓은 승리를 그분의 백성들이 미리 감사 축하하는 잔치였던 것입니다.

 

지금 약속의 땅에 첫발을 내딛자 첫 예배로 유월절 제사를 드리라고 했고 그 땅 소산으로 먹는 첫 식사도 유월절 식사였습니다. 그럼 하나님이 이스라엘 신세대들을 통해 가나안 땅에서 그리고 싶은 그림이 선명히 그려지지 않습니까? 가나안에서의 매일의 식사와 삶이 유월절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나안에 세워질 당신의 나라도 유월절 구원의 원리에 따라 통치하겠다는 뜻입니다.

 

살펴본 대로 출애굽에 실현된 하나님의 권능과 은혜를 회상만 하지 말고 앞으로도 똑같이 역사할 것을 확신하고 미리부터 범사에 감사하고 항상 기뻐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최소한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평강은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 할례와 유월절을 함께 행해도 이스라엘의 평안을 위협할 요소가 전혀 없지 않습니까?

 

십자가 복음의 의미

 

신자는 우리 죄를 위해 피 흘려 죽으신 어린 양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 안에 이미 들어왔습니다. 마찬가지로 매일의 식사가 유월절 식사여야 하고 매일의 삶이 유월절 제사여야 합니다. 매일 기도와 말씀에 전념하라는 종교적 의무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신자에게 주실 선물이 그분의 시간표 안에 다 들어가 있으니 한국 속담에 비유하자면 미리 김칫국부터 마시면서 즐거워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이 속담이 세상에선 실현 안 될 수도 있으니 미리부터 좋아하지 말라는 부정적 의미입니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을 주관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이 실현되지 않을 리는 절대로 없으므로 백퍼센트 긍정적 의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선물이 무엇입니까? 우리가 차지할 기업이 무엇입니까? 바로 천국영생이자 그곳에서의 부활영광입니다. 우리 생각에는 한숨과 눈물이 마를 날이 없는 것 같은 이 땅의 삶이 하나님의 뜻 안에선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시고 다시는 사망과 애통과 아픈 것이 있지 아니하는 천국으로 가는 예행연습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뤄졌듯이 이 땅에서 이뤄지길 소원하고 기도하며 천국을 향해 기꺼이 걸어가는 매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예수님의 유월절 대속죽음에서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의미를 놓쳐선 안 됩니다. 신자에게 아무런 자격 조건 능력 공로 없이 구원 받았다는 뜻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이 행하시되 택한 자에게 미리 다 완벽하게 이루어 놓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는 그 구원 안에서 모든 혜택을 누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종교들이 어떤 방식과 의미이든 구원을 약속합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이렇게 저렇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구원의 길이나 방법만 가르칩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결말은 본인이 죽은 후 그 신의 독단적인 재량에 맡겨집니다. 그들의 삶은 아무런 확신 없이 평생을 구원을 얻으려고 발버둥치는 씨름입니다.

 

예수님의 구원은 전혀 다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11:25,26)

 

구원을 얻는 길이나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고 당신이 바로 길이요 생명이라고 선포했습니다. 당신을 믿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믿는 방법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당신께서 성령으로 거듭나게 해줄 것인데 그럼 믿어지게 된다고 약속했습니다. 그것도 창세전부터 택한 자에게 당신의 시간표에 따라 당신만의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예수님이 혼자서 먼저 구원을 다 이루어놓았기에 예수님을 주라고 시인하고 영접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십니다. 그 후로는 부모가 자식을 내치는 법이 전혀 없듯이 구원의 취소 또한 결코 없습니다.

 

간혹 구원은 예수님의 전적 은혜를 믿음으로만 얻는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나중에 잘못하면 구원이 취소된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럼 그 사람은 평생토록 구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사실상 구원을 쟁취하려고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다른 종교와 같아집니다. 바울은 할례 같은 율법을 못 지키면 구원 얻지 못한다는 유대주의자들의 복음은 진짜 복음이 아니며 그런 다른 복음을 전하는 자는 천사라도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선포했지 않습니까?(갈1:7,8)

 

구세대가 유월절 어린 양의 피로 출애굽했지만 동물의 죽음으로 인간을 대속하기엔 부족합니다. 장차 실현될 십자가 구원의 예표였을 뿐입니다. 완전한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이 영단번의 제물로 바쳐진 골고다의 유월절만이 모든 믿는 자에게 참 생명이 됩니다. 이제는 예수님이 다 이루신 그 구원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면...

 

문제는 그런 식의 구원은 애굽의 바로처럼 스스로 의롭다는 교만이 극에 달한 인간으로선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로마의 사형수 죄인이 구주가 될 수는 결코 없었습니다. 삼년 간 동고동락하며 배운 제자들마저 십자가 대속죽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죽으신지 사흘 만에 부활할 것은 더더욱 믿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출애굽 때의 유월절부터 그랬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구원 방식이었습니다. 한밤중에 문에 양의 피를 바른 후에 탈출해야 할 자들로 문을 거꾸로 걸어 잠그고 집안에서 꼼짝 말고 느긋하게 식사만 하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문밖의 애굽 사람들에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깜깜히 몰랐습니다. 그 동안 아홉 번이나 큰 기적을 일으켰기에 이번애도 뭔가 큰 일이 일어나겠지 하고 그냥 지시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생각과 길은 인간의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인간이 구원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주관하십니다. 구원의 길도 인간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일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만이 행할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장자만 골라서 죽였다는 초자연적인 방식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죽음의 사자가 직접 이 땅에 왔습니다. 인간이 고안해내는 도덕 윤리 철학 사상 종교로 주는 관념적인 구원으론 절대로 구원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인간 스스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구원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애굽에서의 이 첫 유월절처럼 구원과 심판으로 나눌 하나님 본체로서 예수님이 이 땅에 직접 오셨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인간에게 어떤 의심 불만 원망도 성립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긍휼 없이는 세상 최고의 부자 권력자 지성인 도덕군자 종교인에게도 영원한 참 소망이라곤 눈곱만큼도 생길 수 없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인간이 쟁취할 수 없는 구원이니까 성령이 간섭하여 거듭나야만 합니다. 도무지 말로 설명해도 모르니까 주님이 아무 말 없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입니다. 주님은 생전에 약속하신 오순절에 성령을 보내시어 그날에 삼천 명의 영혼을 거듭나게 했습니다. 그 후로는 성령이 신자에게 내주하여서 이미 확정된 선물인 천국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자가 되도록 평생을 떠나지 않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자라가게끔 보호 인도해주십니다.

 

그렇다면 너무나도 당연히 신자의 매일은 유월절이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것도 죽어서 천국 갈 때까지 말입니다. 이미 확정된 부활생명에 대해 미리부터 김칫국 마시며 즐겁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의 고난은 더 이상 힘든 것이 아니라 천국으로 가는 필수 코스로 담담히 받아 들여야 합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마10:28)

 

자기를 본받으라고 말한 바울이 어떠했습니까? 로마 감옥에서 십자가 처형을 눈앞에 두고도 빌립보 교인들에게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빌4:4)고 권면했습니다. 자기처럼 현실적으로 궁핍 고난 박해 중에 있는 빌립보 교인들에게도 천국 부활을 진정으로 소망한다면 기뻐할 수 있다고 권면한 것입니다.

 

종교를 아편처럼 활용하라는 것도 아니요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꾸라는 뜻도 아닙니다. 바울은 정말로 자신이 이 세상과 비교할 수 없는 천국영광 가운데로 어서 빨리 가고 싶었고 또 실제로 주님이 지금 그렇게 이끌고 있음을 확신했던 것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알고자 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빌3:10,11)

 

출애굽의 유월절에는 너무나 놀라운 의미가 하나 더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날 밤 애굽에도 어린 양 피의 은혜를 베풀었다는 사실입니다. 비록 그들에게 피의 표식이 없어서 장자들이 다 심판을 받았지만 어쨌든 장자가 대신 죽었기에 나머지 가족이 다 살았습니다. 하나님은 애굽 사람들은 전부 죽어 마땅하지만 장자들을 대속 제물로 받고 나머지는 다 살려준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그들에게도 비춰진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차별 없이 공평하게 베푸시는 구원의 진리를 계시해준 것입니다. 여호와가 애굽에서도 신앙교육을 시켰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그 날에 이스라엘이 애굽 및 앗수르와 더불어 셋이 세계 중에 복이 되리니이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복 주시며 이르시되 내 백성 애굽이여, 내 손으로 지은 앗수르여, 나의 기업 이스라엘이여, 복이 있을지어다 하실 것임이라”(사19:24,25)고 선포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골고다에 세워지는 날에는 모든 열방이 그 거룩한 이름 앞에 무릎꿇게 된다고 합니다. 당신께서 지으신 세상 열방들 어느 민족에게도 하나님의 긍휼이 멈춘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예수님이 실현해 놓은 구원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됩니다.

 

바울도 빌립보 교인에게 항상 기뻐하라고 권면하면서 바로 이어서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4:5-7)

 

교회 안팎의 모든 형제들을 관용으로 대하며 주의 구원을 알게 해주라고 합니다. 지금 신세대에게 유월절 제사를 지내게 하는 것도 앞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운 후에 모든 이방인들을 관용으로 대하며 주의 구원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랜 기간 그 많은 연단의 과정을 거쳐서 신세대에게 기어이 가나안을 기업으로 주신 최종적이고 유일한 목적은 제사상 나라의 소명에 피 흘리기까지 충성하라는 것입니다. 너희들 혼자 풍요하게 살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 소명을 실현하는 중에 겪는 어떤 고난이라도 도리어 기뻐하면서 기도하면 하나님의 평강으로 지켜주신다고 합니다. 매일을 유월절 제사를 지내면 얼마든지 매일을 천국처럼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십자가로만 다스리는 하나님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하나님의 유월절의 통치 원리가 많이 내포되어 있음을 제대로 분별하 여 합당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서 패닉에 빠졌습니다. 시민질서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던 미국사람들이 사재기를 해서 오히려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기독교 국가인데도 말입니다.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는 죄인이라는 여실한 증거입니다.

 

신자들마저 본문이 말하는 유월절 제사의 의미를 잘 모르고 삶에 그 제사의 기쁨을 실현해 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복음이 참 복음으로서 역할을 못한 것입니다. 이미 구원 안에 들어와서 더 이상 정죄함이 없다는 복음의 첫 내용조차 모릅니다. 출애굽 날밤 애굽에 도 십자가 복음이 계시 실현된 것을 안다면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수록 이웃에게 관용을 베풀어 함께 나눠서 써야 합니다.

 

대부분의 신자들도 포함해 누구라 할 것 없이 돈만을 주인으로 삼아 살며 죄에 찌들어 있습니다. 모든 나라가 경쟁적으로 경제개발에만 모든 노력을 쏟는 바람에 자연이 훼손 파괴되고 지구 온난화는 급속히 진행되어 이 땅은 크게 오염되었습니다. 온갖 병균들이 발생한데다 앞으로는 유전자를 잘못 조작함으로써 이번보다 더 치명적이고도 전혀 예상치 못한 재앙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인간이 행하는 어떤 수단도 다 고갈되었습니다. 아주 일상적인 일들마저 하지 못함으로써 너무나 무력함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애굽에서 인간이 고안한 모든 신들이 여호와에게 무참히 패배했고 유월절로 인해 최강의 신 바로도 결국은 항복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금은 믿음의 사람들조차 하나님의 세상을 통치하는 원리인 유월절은 보지 않습니다. 기도 조금 했다고 손쉽게 거저 받을 수 있는 눈으로 보이는 홍해와 요단 같이 현실적으로 큰 권능만 찾고 있습니다. 홍해나 요단강이 갈라지는 기적은 유월절의 최종목적인 가나안의 하나님 나라로 가기 위해 당연히 따라오는 절차이자 과정일 뿐인데도 말입니다.

 

이 혼란의 와중에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전 세계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모든 이로 제발 십자가 앞으로 나와 당신께 진정으로 엎드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교회에서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고 출석하는데 부담 줄 수 있다고 유일한 참 생명인 골고다 십자가조차 증거 하지 않거나 퇴색 변개 타협되고 있습니다. 유월절이 없었으면 출애굽이 없었듯이 철저한 죄책감으로 완전한 절망에 빠지지 않고는 십자가 구원과 부활생명으로 결코 갈 수 없는데도 그렇게 합니다. 예배는 잘 기획된 종교적인 쇼로 변질되었고 헌금은 그 입장권일 뿐입니다.

 

교회들이 무력해도, 아니 그러니까 더더욱 하나님은 당신의 일을 멈추지 않습니다. 여전히 당신의 영원한 진리로 지금 두려움에 휩싸여 어쩔 줄 모르는 불신자들에게까지 신앙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병균 하나에 인류 문명이 자랑하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에 되어버리는 실상 앞에 사람들은 큰 공포와 절망에 빠졌습니다. 오래전 뉴욕 맨하탄에 있었던 911 사태처럼 그 가운데 절대자 하나님을 찾는 당신의 남은 자들이 반드시 나올 것입니다. 출애굽 때에 애굽에서의 여호와의 권능을 보고 중다한 잡 족들이 이스라엘을 따라 나왔듯이 말입니다.

 

교회에 주는 하나님의 메시지는 더 심각하고 엄중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감사와 섬김과 나눔의 생활에 나태했는지 모두가 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번만은 모두가 진심으로 자신의 믿음의 모습과 평소의 삶에 대해 되돌아보고 회개했을 것입니다. 교회에서 일상 드려지는 예배의 고귀한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도 절감했을 것입니다. 나아가 사람들과 단절됨으로써 평소에 이웃을 주님 사랑으로 섬기지 못한 잘못도 깨달았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범사를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관점에서 그동안 교회와 교인들이 저지른 온갖 비리로 인한 하나님의 징벌일 수 있기에 더욱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특별히 이번 주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신자들이 성전에서 모이지 못하고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드립니다. 마치 유월절에 집밖에 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가족끼리 유월절 제사를 지내는 모습과 흡사하지 않습니까? 다시금 교회와 교인들더러 오직 예수 십자가 앞에만 서라는 뜻입니다. 이런 모든 혼란스런 사태와 그에 따른 변화들마저 오직 유월절 권능과 은혜로만 세상과 인간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본문의 유월절 제사는 여리고 성 전투 승리에 대해 신세대들이 미리 김칫국부터 마신 환희의 잔치였습니다. 하나님은 그 후로도 가나안의 매일을 유월절로 만드실 것입니다. 예수 십자가 은혜 안에 이미 들어와 있는 신자도 매일의 삶이 유월절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여리고 성벽처럼 견고해 보여도 그 안에도 십자가 구원의 뜻이 넘치도록 계시되어 있습니다. 바울이 빌립보 교인에게 권면한 것처럼 정말로 천국을 간절히 소망하는 신자라면 매일을 유월절처럼 살 수 있고 또 코로나로 어떤 위험과 고난이 닥쳐도 얼마든지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3/2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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