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는 언제 애굽으로 내려갔나요?

조회 수 5769 추천 수 81 2005.11.30 15:00:26
[질문]

목사님, 질문 한 가지 더 드립니다.
앞 부분에 요약된 <정황설명과 질문요지> 만으로도 질문의 핵심은 충분히 표현됩니다.
아래 부분에는 제 나름대로의 추론 내용입니다만 결론은 내리지 못했습니다.
목사님의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샬롬.

<정황 설명>
○ 마2:1-23 및 눅2:1-39절은 예수님 탄생 시점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내용은 그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즉, 마태복음은 목숨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 매우 급박하게 진행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누가복음은 할례와 결례도 행하며 심지어 시므온과 안나의 축복인사까지 받는 등 무척 느긋한 느낌이 듭니다.
  ○ 4복음서가 서로 보완적 의미를 지님은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이해는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추정해 보았으나 만족할 만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 스스로의 능력으로 추가적인 추론이 불가능함을 인정한 이상, 보다 영성이 뛰어난 분들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 것입니다.

<질문 요지>
  ☞ 어찌하여 양 복음서의 상황묘사가 상이합니까? 주님의 애굽 피난은 1회적인 역사적 사건인데, 왜 이처럼 상반된 분위기로 표현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피난 시기는 언제인가요? 갓 태어난 직후인가요? 아니면 수개월 또는 수년 후인가요?
     ㅇ        ㅇ        ㅇ        ㅇ        ㅇ
(보충 묵상)
                                          주님의 애굽 피난 시기는?
                                          [본문 : 마2:1-23, 눅2:1-39]

▣ 들어가기
   ⊙ 주님 탄생기사를 다루고 있는 성경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입니다. 그런데 마태와 누가는 각각 상이한 관점에서 탄생시점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4권의 복음서는 상호보완적입니다. 4권을 다 합쳐서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과 관련된 사실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 그러나, 오늘 생각해 보려고 하는 내용은 그러한 일반적인 설명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 같아 곤혹스럽습니다.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것 같기만 합니다. 성경 비평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도 있는 구절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 그것은 바로 주님께서 헤롯의 박해를 피해 애굽으로 피하셨던 시기에 관한 것입니다. 마치 성경의 오류인 것처럼 보이는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나름대로 추론을 해 봤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지금부터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상황
   ⊙ 마태복음 2장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 1절 : 주님이 탄생하시고 별을 보고 동방 박사들이 예루살렘의 헤롯 왕을 찾아와서 유대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시냐고 질문함.
     ○ 2-6절 : 헤롯이 학자들에게 메시야 탄생 예언 장소는 베들레헴이라는 자문을 들음.
     ○ 7-12절 : 베들레헴을 방문한 박사들이 주님을 경배하고 천사의 지시에 따라 헤롯 왕 몰래 고국으로 돌아감.
     ○ 13-15절 : 천사가 나타나 헤롯의 음모를 알려주고 애굽으로 피난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요셉과 마리아는 주님을 데리고 애굽으로 내려감.
     ○ 16-18절 : 상황을 눈치 챈 헤롯이 2세 이하 어린이를 모두 학살함.
     ○ 19-23절 : 헤롯 왕 사망 후, 애굽으로부터 귀국하여 나사렛에 정착함.
   ⊙ 누가복음 2장의 내용도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 1-20절 : 베들레헴에서 주님이 탄생하시고 목자들이 경배함.
     ○ 21절 : 8일 만에 할례를 행하고 이름을 ‘예수’라고 지음.
     ○ 22-38절 : 율법에 따라 성전에서 결례를 행하고 시므온과 안나의 축복을 받음.
     ○ 39절 : 율법의 모든 조건을 필하고 나사렛으로 돌아감.

▣ 무엇이 문제인가?
   ⊙ 위의 요약 내용들은 성경 그대로 입니다. 뭐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요? 아닙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아주 심각한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한마디로 말씀드려 이렇습니다. 마태복음의 기사는 그 느낌이 매우 급박합니다.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안 이후의 움직임은 템포가 무척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어린 아이들이 학살당하는 등 그 결과가 무척 비극적입니다.
   ⊙ 이에 비해 누가복음의 분위기는 여유롭습니다. 할례도 하고 결례도 하고 축복도 받으면서 아주 느긋하게 진행되고 있는 듯 합니다. 애굽 피난사건도 없고 영아 살해사건도 없이 무척 평화로운 서술로 되어 있습니다.
   ⊙ 양 복음서가 풍기는 이러한 뉘앙스는 결코 쉽게 이해된다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 이해가 쉽지 않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마태와 누가가 기록한 시점을 알 수 있는 단서는 있는가?
   ⊙ 이 난제를 다룸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동방에 있던 박사들이 언제 밝게 빛나는 별을 처음 보았느냐는 것입니다. 박사들이 동방에서 별을 처음 본 시점은 아래와 같이 2가지로 추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첫째는, 주님이 탄생하시기 적어도 2년 전에 보았을 경우입니다. 주님 탄생 약 2년 전부터 별이 빛나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지만, 이 사건(별의 빛남)의 의미를 연구하느라 상당한 기간을 소모하다가, 드디어 유대인의 왕의 탄생과 관련된 징후임을 알게 됨으로써, 동방을 출발하여 주님이 탄생하신 후에 예루살렘에 도착했으리라는 추정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추정의 장점은, 헤롯이 2세 이하의 영아살해를 명령한 것을 보다 원만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 둘째는, 주님 탄생과 동시에 동방에서 별을 보았다고 가정하는 경우입니다. 하나님께서 주님 탄생과 동시에 박사들에게 별을 보여 주시고, 박사들은 이것이 주님의 탄생과 관련된 것임을 즉각 알게 되어(하나님의 특별계시로써 알게 하심), 곧바로 출발하여 수개월 이후(최소 40여일 이후)에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이 추정은 약간의 단점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데, 그것은 이미 별이 처음 나타난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헤롯에 굳이 2세 이하의 영아까지 범위를 확대하여 살해토록 명령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학자들의 연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워낙 왕위 보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헤롯의 개인적 성향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기간을 설정하여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어린아이들까지 살해했을 가능성이 점쳐 지기는 합니다.
   ⊙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동방에서 예루살렘에 도착하는데 소요된 시간입니다. 당시 교통수단을 고려할 때, 최고 속도로 여행한다면 수 주일 정도의 기간 내에 도착 가능했을 것입니다만, 별을 관찰하고 의미를 해석하고 다시 여행했다면 적어도 1-2개월은 소요되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오늘날처럼 수 일 내에 동방으로부터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가능성은 없고, 적어도 수 주일 내지 수 개월은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선에서 마무리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한 시기입니다. 마태가 기술한 분위기에 따라 주님 탄생 직후(또는 40여일 이전의 시기)에 도착했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누가의 분위기대로 40여일 이후(할례와 결례 등을 다 행한 이후에) 도착했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누가는 호적 초기에 여행객이 많아 여관마저 부족했기 때문에 마구간에서 탄생하셨음을 기록하고 있지만, 마태는 박사들이 ‘집’에서 주님을 뵈었다고 함으로써, 다소간의 시차 추정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산모와 신생아가 함께 방에 누워 지내는 것은 길어야 1개월 이내이기 때문입니다.
   ⊙ 위에서 짚어 본 3가지 고려사항, 즉 동방박사들에게 처음 별이 나타난 시기와, 동방에서 예루살렘까지 이르는 데에 소요된 시간과, 예루살렘에 도착한 정확한 시기 등에 대하여, 양 복음서의 기록 내용만으로는 확정적으로 단언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난제의 핵심은, 앞에서 살펴본 2가지의 추정들(처음 별이 나타난 시기 및 예루살렘에 도착할 때까지의 소요시간)에 있다기보다는, 3번째인 ‘예루살렘에 도착한 시기’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건발생 경위
   ⊙ 앞에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생각해 봤지만, 문제 해결의 열쇠는 ‘박사들의 정확한 예루살렘 도착 시기’에 있다 할 것입니다. 별이 언제 처음 나타났느냐 그리고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데에 얼마의 기간이 소요되었느냐의 문제는 그리 큰 쟁점은 아닐 것입니다.
   ⊙ 이 난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핵심이 되는 예루살렘 도착 시기를 주님 탄생 40여일 직후로 가정한다면, 아래와 같은 사건발생 경위를 추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마태복음 기준) 주님 탄생 2년 전에 별이 나타났고 박사들은 그 의미 해석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가 드디어 의미를 깨달아 예루살렘으로 출발했거나 또는 탄생 직후 별이 처음 나타나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출발했다. 어느 경우가 되었든, 박사들이 예루살렘이 도착한 시기는 주님 탄생 약 40여일 이후였다.
     ○ (누가복음 기준) 요셉과 마리아는 호적을 위해 40여일 이상 기간 동안 베들레헴에 체류하면서, 그 기간 동안에 할례와 결례를 행했고 시므온과 안나의 축복도 받았다.
     ○ (마태복음 기준) 성전에서의 결례 직후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마태복음에 기록된 대로의 사건이 진행되었다.

▣ 나가기  
   ⊙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마태와 누가 복음에서 주님 탄생 시점의 사건들에 대한 설명에 다소의 의문점이 있음은 사실입니다.
   ⊙ 그러나 양 복음서의 기록상의 의문에 대해 더 이상의 추론은 힘듭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추정은,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종합하여, ①먼저 마태복음의 상황이 일어나고, ②누가복음의 상황이 이어졌으며, ③마지막으로 누가복음 상황에 곧이어(즉, 주님 탄생 후 약 40여일이 지난 후에) 마태복음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해결의 의문으로 남겨 둘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좋은 견해가 있으시면 나누어 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샬롬.

[답변]

이 문제에 대해 질문자와 같은 의아심을 갖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예수님의 유년 시절에 관한 기록은 마태와 누가만이 기록하고 있고 그것도 두 사건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상황인지라 앞뒤 연결이 제대로 안되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동방 박사의 베들레헴 방문 시기가 언제냐 하는 것입니다. 이미 질문자님께서 지적한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박사들의 방문 시기를 단순히 별의 나타난 시기와 여행에 소요된 기간 등으로 추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확실한 힌트가 성경 본문에 두개나 있음을 대부분의 신자들이 놓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2:11을 봅시다. “에 들어가 아기와 그 모친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보고 경배한 장소가 마구간(stable)의 구유(manger)가 아니라 일반 가정집(house)이었습니다. 집이라고 번역된 헬라어 oikia는 주로 집안, 일가족이란 뜻으로 쓰이며 거주지(집)로도 번역되는데 마구간이라는 뜻은 전혀 없습니다. 또 본문의 아기는 신생아나 갓난 유아(infant)가 아니라 어느 정도 자란 아이(child)로서 사용된 헬라어는 paidon입니다.

반면에 누가복음 2:7은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Manger)에 뉘었으니”라고 기록하고 있고 또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아서”(16절)와 “이 아기에 대하여”(17절)에 사용된 아기(babe)는 신생아를 뜻하는 헬라어 brepho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절에 대해 헬라어를 몰라도 영어 역본만 비교해 보아도 그 차이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KJV, NASV, RSV, NIV등 모두가 마2:11은 house와 (young)child로 또 눅2:16은 전부 manger와 babe(baby)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태복음에 나오는 동방 박사 경배 사건은 마구간에서 신생아를 두고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마구간이라는 명시적 설명이 없고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가축 먹이나 물을 담아 두는 구유가 들판에 있었기에 아기 예수가   출생한 곳이 베들레헴의 들판이라고 해석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따지면 아기 예수가 출생하여 한참이 지난 후, 즉 성전에서 할례(눅2:21-40)를 마치고 일반 가정 집으로 옮긴 뒤 1-2살 정도 사이에 일어난 것입니다. 헤롯이 2살 미만의 아이를 살해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헤롯이 조금 여유 있게 2살까지 아이를 죽이라고 한 이유는 동방박사들에게 별이 나타난 시기를 물어 예루살렘까지 여행하는 기간을 감안했기 때문입니다.(마2:7) 헤롯은 틀림 없이 박사들에게 언제 별이 나타났으며, 얼마 동안 준비해서, 언제 출발해서, 어디를 거쳐서, 얼마나 걸려 도착했는가 자세히 물었을 것입니다.

참고로 헤롯의 영아 살해 사건에 관해선 Macrobius가 지은 ‘축제’(Saturaalia)에 “아구스도 황제가 ‘헤롯의 명령으로 시리아 지역의 두 살 이하 아이들이 살해 당할 때 그 속에 헤롯 자신의 아이도 포함되었다’ 하면서 ‘차라리 그의 아들이 되기보다 돼지가 되는 편이 낫겠다’고 말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는 별이 처음 나타났을 때 출생하여 동방 박사가 베들레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느 정도 자란 후입니다. 처음에는 호적을 하러 왔던 요셉과 마리아가 장남이 태어나자 아마도 아기 교육을 위해 혹은 경제적 이유로 그래도 시골 나사렛보다는 예루살렘에 가까운 베들레헴 고향에 정착하기로 결정하고 집을 구해 거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목수인 요셉은 어디 가서도 쉽게 생활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나사렛에서 베들레헴까지는 75마일,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은 5.5마일, 베들레헴에서 애굽까지는 300마일임)

애굽으로 피신해서도 당시의 알렉산드리아를 비롯해 곳곳에 유대인들의 집단 거주지가 있어 예수의 가족은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역사가 필로에 따르면 당시 애굽에는 약 백만의 유대인 이주민들이 살고 있었다고 함) 또 애굽에서 돌아올 때에도 베들레헴(혹은 예루살렘)으로 다시 가려다 꿈에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나사렛으로 방향을 바꾼(마2:12) 사실을 보건대 동방 박사 방문 때에 베들레헴에 정착하려 집에서 거주한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유년 시절의 큰 사건을 그 발생 순서에 따라 배열하면 이렇게 됩니다.

1. 아기 예수가 출생하여 구유에 누여지고 목동들의 방문을 받음.(눅2:8-20)
2. 아기 예수는 생후 8일 만에 할례를 받고(눅2:21)
3. 결례를 위해 성전에 올라가 선지자들을 만남(눅2:22-38) 남자 아이의 경우 40일이 지나야 결례를 할 수 있음,
4. 동방박사의 경배를 받음(예수의 나이는 최하 6개월에서 2살 미만으로 추정)(마2:1-12)
5. 애굽으로 피신(마2:16-18)
6. 헤롯의 2살 미만의 영아 살해 사건(마2:16-18)
7. 예수의 가족(The Holy Family)이 애굽을 떠나서 나사렛으로 돌아 옴(마2:19-23, 눅2:39-40)
8. 성전에서 소년 예수가 발견됨(눅2:41-52)

성경 본문에 정확하게 집(house)과 아이(young child –단 우리 말 성경 마2:11에는 구분이 없음)라고 번역해 놓았는데도 흔히들 동방박사가 예물을 마구간에 있는 신생아 예수(눅2:16)에게 드리고 경배한 것으로 오해합니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인데 크리스마스 카드나 성화에 나오는 그림에 너무 익숙해져 아예 그렇게 생각을 굳혔기 때문입니다. 아마 성화를 그린 사람들로선 비천한 모습으로 구유에 오신 구세주와 또 박사들로부터 경배를 받는 만왕의 왕이신 아기 예수를 한 번에 강조하려 했을 것입니다.

또 유대인들의 관습과 율법을 엄격히 지키려는 태도를 보아 요셉이 예수의 할례나 결례 전에 외부인 그것도 이방인들의 방문을 받았을 리는 없습니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도 메시야 탄생에 대해 정통한 지식이 있었고 경배를 위해 베들레헴까지 방문했는데 이런 관습을 모를 리 없었습니다. 설령 그런 지식이 없었다 해도 상식적으로도 신생아의 경우 최소 한달 정도는 지나야 방문하지 않습니까? 이래 저래 동방 박사의 방문은 성전 결례 이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이런 식의 대표적인 또 다른 오해는 동방 박사가 세 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기록에는 단 한 군데도 세 명이라고 한 적이 없는데도 아예 그렇게 굳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선물로 황금, 유향, 몰약 세 개를 바쳤기에 그렇게 짐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박사들”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므로 한 명은 아니고 복수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정확하게 몇 명인지는 불명합니다.      

결론적으로 누가복음에 기록된 성전 결례 시에는 아기 예수에 관한 위협이 전혀 없었습니다. 당연히 아주 평화스러운 분위기에서 결례를 마치고 선지자 두분의 축복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태는 동방 박사의 방문으로 갑자기 돌변했습니다. 마태 복음의 기록도 급박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Georgia Sandison이란 학자가 “난제 1000개에 대한 성경적 해답”(Bible Answers for 1000 Difficult Questions)에 간단하게 서술해 놓은 것이 있습니다. 그 해답을 제가 번역해서 전재하는 것으로 답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하게 질문자님이 추정한 순서 그대로 입니다.  

“질문# 208 우리 주님의 부모는 그의 출생 후 그를 예루살렘으로 데려 갔는가 애굽으로 데려 갔는가?(Did the parents of our Lord take him after his birth to Jerusalem or to Egypt?)

어떤 사람들은 마태와 누가의 기록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그 둘 사이에는 어떤 모순도 없다. 예수의 출생 후에 그 부모들은 성전에서 결례를 행하는 마지막 날까지 베들레헴에 남아 있었다. 결례를 마친 후에 요셉과 마리아는 아기 예수와 함께 나사렛으로 돌아가서 여러 일들을 정리하고 짐을 싸서 다시 베들레헴으로 돌아 왔다. 더 이상 마구간에 거주하지 않고 집으로 이사했고 그곳에서 동방 박사의 방문을 받았다. 이들 박사들은 처음에는 예루살렘으로 갔다가 베들레헴이 어디인지 알아 보고 왔다. 그들이 방문하고 간 후에 요셉은 천사로부터 경고를 받아 에굽으로 피신했다. 복음서들 마다 기록된 것이 다르므로 사건들의 순서를 정확히 알기 위해선 네 복음서를 다 종합해서 판단해야만 한다. 마가와 요한 복음은 예수님의 유년 시절에 관한 기록이 전혀 없고 마태와 누가만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의 경우 베들레헴으로 다시 돌아 온 것과 애굽 피신 사건에 관해선 전혀 언급이 없지만 마태는 애굽 피신에 관해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네 복음서 기자들 어느 누구도 구세주의 이 땅에서의 삶에 관해 연대기적으로 완벽한 기록을 남기려 의도한 적은 전혀 없다. 그러나 각각의 기록은 다른 사람의 기록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1/30/2005

정순태

2005.12.01 02:06:01
*.95.73.2

역시 질문드리기를 잘 했습니다 ^0^ 상당히 많은 의문이 해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마태와 누가의 기록상의 시차를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제 질문에도 "마구간과 집"에 대한 간단한 언급은 바로 이 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제 질문에는 그 기간을 탄생 40여일이 지난 수개월 정도로만 추정을 했었지요). 그런데, 제가 헬라어를 모르다보니 목사님처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덧붙여 주신 샌디슨의 설명도 많은 참고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정확성에서는 부족하더라도 흐름상 제 이해가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평화적 분위기와 급박한 분위기 - 상당히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해가 잘 안되는 의문점에 대해 질문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샬롬.

김유상

2005.12.09 01:53:01
*.170.40.27

좋은 질문과 참으로 명쾌한 답변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정순태님 덕에 박목사님 과외 공부 하시느라 힘드시겠습니다. 이 참에 박사 과정 공부해 보시는 것은 어떨런지요? ^^

하태광

2011.03.06 13:27:20
*.32.182.220

참으로 놀라운 관찰이십니다,,,정순태님도 많은 해박한 성경지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질문이 칼날같습니다,,^^

darling0691

2021.01.05 02:44:11
*.41.150.70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보충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으네요.

헤롯 대왕이 주전 4년 경에 죽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주전 4년 경에 태어난 걸로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방박사들이 예수님을 방문한 시기는 예수님의 탄생 후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별이 나타난 때를 기준으로 하면 넉넉잡아 2년은 되겠지만 실제로 동방박사들이 예수님을 만난 것은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으리라는 것이지요.

방을 구하기 어려웠던 그들이 해산 후에 방을 구한 것으로 보이고, 정착하기 위해 방을 구한 것이 아니라 결례의식까지 행하는 등 장시간을 머물러야 핬기에 방을 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탄생한 것과 애굽으로 피신하고 다시 돌아오는 일이 주전 4년 안에 이루어졌다면,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방문한 시기와 헤롯의 유아 살해 사건은 40일 후에 결례의식까지 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 분명해 보입니다. 

master

2021.01.05 04:47:39
*.115.239.75

darling0691님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귀한 의견 나눠주심에 감사하옵고 앞으로도 말씀 안에서 아름다운 동역과 교제가 이어지길 소원합니다. 샬롬!

요셉_

2022.02.13 06:51:17
*.169.188.148

이미 17년 전에 누군가 저와 비슷한 의문을 갖고 나눠주시고 그에 대해 목사님께서 이리 상세하게 답변하신 글을 찾아 읽어 의문이 해소되니 신기합니다. 하나님의 크신 계획 안에서 이 시기에 이 사이트를 만나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이 홈페이지의 소중한 글들이 보존되고 공유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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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장로가 목사를 존경하기보다 목사가 장로를 그래야 맞지 않는가? [2] 운영자 2005-10-25 2888
49 신자가 현실의 행복을 추구하면 안 되나요? [2] 운영자 2005-10-15 2858
48 “목사에게 무조건 순종해야 하나요?”에 대한 보충 설명 운영자 2005-10-08 2839
47 애굽에 내려간 야곱의 후손의 숫자는? [2] 운영자 2005-09-04 3354
46 왜 제사를 지내면 안 되는가? [1] 운영자 2005-04-06 4403
45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나요? [2] 운영자 2005-03-07 17438
44 구약 백성들은 어떻게 구원 받았나요? [5] 운영자 2005-02-08 16025
43 왜 예수님은 죄 없는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셨는가? [1] 운영자 2004-12-01 5794
42 부모의 죄로 자식이 하나님께 벌을 받는가요? [1] 운영자 2004-11-17 7653
41 안식일의 참된 의미는 무엇인가요? [3] 운영자 2004-10-27 12721
40 목사님께 무조건 순종해야 하나요? 운영자 2004-10-14 3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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