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2:3-5) 가나 혼인잔치의 또 다른 비밀

조회 수 1203 추천 수 50 2009.10.30 17: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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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혼인잔치의 또 다른 비밀


“포도주가 모자란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희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예수께서 가라사대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그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요2:3-5)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이적을 나타내셨습니다. 그간에는 당신의 메시아 되심이 요한의 증언으로만 유대인들에게 알려지다가 처음으로 직접 당신께서 증명해 보인 사건입니다. 천하 만물의 주인이자 통치자임을 드러내 보이신 것입니다.

물이 포도주가 된다는 것은 화학적으로 따지면 원자의 구성성분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화학방정식으로는 반드시 다른 원소가 첨가되어야만 합니다. 쉽게 말해 물에 뭔가 다른 물질을 섞어야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지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는 말씀 한 마디로 그 일이 가능케 했습니다. 그전까지 항아리의 물에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던 원소를 순간적으로 만드신 것입니다.

거기다 최고양질의 포도주를 순식간에 만드셨습니다. 포도주가 양질이 되려면 우선 포도의 품질이 최고로 좋아야 하고 가장 적절한 온도와 습도와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숙성기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물이 포도주가 된 것이 단순히 알코올 성분으로 변했거나, 혹은 게맛살을 만들듯이 알코올 맛만 나는 식용첨가제를 집어넣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럼 식수가 좋지 않아 식사 때마다 포도주를 물 대신에 마셨던 유대인들이 그 맛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그런 얕은꾀를 쓰실 리도 만무합니다.

결국 최고 좋은 포도의 모든 성분이 다 포함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또 숙성기간도 거쳐야만 합니다. 말하자면 순간적으로 포도를 만들어서 그것을 수확, 세정, 발효, 정제, 보관, 숙성 등의 모든 주류제조 공정을 거쳤다는 뜻이 됩니다. 항아리의 물이 포도가 되었다가 포도주로 바뀐 것입니다. 항아리 안이 포도원에서, 양조장으로, 다시 항아리로 변한 셈입니다.

그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뜻이 아니라 말씀만으로 그 모든 과정을 거친 것과 같은 효력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바로 무에서 유의 창조가 아니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나아가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만물 뿐 아니라 만물이 거주하는 영역까지도 그 모두를 주관하시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었던 것입니다. 그분의 부활과 승천까지도 이 간단한 첫 번째 이적 하나만으로도 충분하고도 확실하게 증명되는 셈입니다.

연회장(宴會長) 즉, 요즘 식으로 따지면 Wedding Party Planner 겸 Manager 가 어떤 파티나 처음에는 좋은 포도주를 내다가 사람들이 술에 취해 맛을 감별할 능력이 떨어질 즈음에는 싸고 맛이 덜한 포도주를 내는 것이 통례인데 거꾸로 했다고 지적할 정도였습니다. 포도주 전문 감별사의 입에서, 그것도 술을 꽤 마신 상태에서 최고 좋은 포도주라고 극찬했으니 그 맛이 얼마나 좋았을지 가히 짐작이 되지 않습니까?

예수님이 당신께 겸비하게 믿음으로 나아가는 자에게 베푸시는 은혜와 권능의 맛이 바로 그렇습니다. 우리가 처해 있는 시공간의 형편이 어떠하든,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어도, 당신께서 말씀 한마디로, 최고로 좋은 것으로, 그것도 갈수록 더 좋은 것으로 차고도 넘치도록 채워주십니다. 무엇보다 당신과 원수 되어 죄에 빠져 죽을 수밖에 없었던 자를 구원하여 당신의 보좌 앞으로 이끄시는 천하 만물과도 바꿀 수 없는 은혜를 베풀어주셨지 않습니까?

“그런즉 이 일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 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은사(恩賜)로 주지 아니하겠느뇨.”(롬8:31,32)

그런데 이 기사(奇事)에는 또 다른 놀라운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세심한 마리아가 포도주가 떨어졌음을 어쩌면 연회장보다 먼저 눈치 채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에게 그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예수님더러 빨리 포도주를 사오라는 것입니까? 손님이 구태여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사람을 청해 놓고 포도주도 제대로 양껏 준비해 놓지 않았다고 불평한 것입니까? 마리아의 품성이나 믿음을 보아서 그럴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 결혼피로연에 흥이 떨어질까 함께 걱정했거나, 예수님의 권능을 이미 알고 있기에 뭔가 대책을 마련해 보라고 요청하는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대답과 그 후에 마리아가 보인 반응을 보아선 후자의 의미가 분명합니다. 하인들더러 예수님이 시키는 대로 그대로 하라고 일렀지 않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이 마리아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까? 거절했습니까? 결과적으로는 받아들인 모습이 되었지만 그 당장은 거절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정확하게는 거절보다는 육신의 어머니라도 당신의 사역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고 확실하게 못을 박은 것입니다. 당신께서 하시는 일은 당신의 뜻과 계획 외에는 절대로 어느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뜻대로 스스로 완전히 실행하는 이는 자존하시는 하나님뿐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이야기를 다시 되풀이하려는 뜻이 아닙니다. 천주교에선 마리아의 위치를 하나님과 방불할 정도로 올려놓았습니다. 마리아는 원죄조차 없는 완전히 성결한 동정녀로서 주님을 잉태했으며 (무염시태의 교리)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은 하나님과 인간의 중재자로 봅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중재자는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무죄하신 독생자 예수님 한 분 뿐입니다.

또 하나님이 신자에게 주는 모든 은총은 마리아를 통해서 주어지기 때문에 마리아에게 기도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신자가 기도할 대상은 성삼위 하나님뿐입니다. 정확하게는 성령의 인도에 의해서 성자의 이름으로 성부 하나님에게 기도드립니다. 마리아의 공로나 믿음에 의지하여서도 아니고, 최고로 양보해서 마리아의 이름으로도 아니라 마리아 그녀에게 기도할 수는 결코 없습니다.

나아가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는 자는 천주를 자기 아버지로 모시지 않는 자로 봅니다. 마리아가 신자의 육신의 어머니도 대신할 수 없을진대, 자신을 창조해주신 하나님을 대신할 수는 절대 없습니다. 최근에는 마리아를 믿어야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심지어 예수님의 초림이 마리아를 통해서였듯이 마리아가 먼저 이 땅에 재림해야 예수님의 재림이 이루어진다고까지 말합니다. 이제는 마리아가 중재자를 넘어서 아예 구세주요 심판주로서 하나님 그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예수님의 대답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보십시오.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마리아의 중보를 분명히 거절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물을 포도주로 바꾼 의미는 연회와 손님들을 염려하는 마리아의 아름다운 마음씨와 예수님의 메시아 되심을 믿는 그 믿음은 기쁘게 받으셨던 것입니다. 물론 그보다는 예수님의 그리스도 되심을 오직 당신께서 증명해 보인 뜻이 먼저이지만 말입니다.    

마리아는 세상의 온갖 수모와 핍박 앞에 자기 목숨까지 걸었습니다. 아기 예수를 잘 양육하여서 하나님과 사람 앞에 더 사랑스러워가게 했습니다. 성육신하신 메시아의 육신의 어머니로서 역할을 잘 감당했습니다. 또 그런 품성과 자질을 갖추었기에 하나님이 그런 영광스런 직분을 맡기셨을 것입니다. 그녀가 어머니인데도 주님께 겸손하게 믿음으로 순종한 모습은 분명 본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중보자가 될 수는 결코 없음을 바로 첫 이적의 기사가 확실히 밝혀주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오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딤전2:5)

10/30/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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