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맨인 블랙 같은 SF영화에서처럼 눈 앞에서 번쩍하면 이전 기억은 다 잊혀지는 그런 장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마도 제 삶에 이런저런 잔실수가 많아서 그렇지 싶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교회에 발을 디딘 후 '잠자코 그냥 믿어!'라는 믿음 좋다는 어른들의 말에 어지간하면 다 순종했는데, 고등학교 3학년으로 한참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제 앞에 등장한 '욥'이라는 성경 인물은 제게 많은 의문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의문 중 한 가지는 지금까지도 제 실제 삶의 여러 신음, 아픔, 고통들과 연결되면서 더 큰 의문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 의문점이란, '생명 외에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었던 욥이 잃었던 것(형상)들을 다시 회복받았다 하더라도 그 마음의 상처와 상실의 아픔 또한 함께 회복 되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한때 하나님께서 욥의 그 아픈 기억과 고통도 함께 갑절의 복 속에 포함시켜 지워? 주셨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했었습니다. 마치 SF영화의 그런 방법처럼 말이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욥에게 본래 있던 자녀와 부와 아내와 종을 아무리 2배, 3배 더해 주신다고 해도 그게 욥 자신에게는 회복이고 복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일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그 기억과 아픔과 고통이 그의 마음과 생각에, 육신에 여전히 존재하는데 아무리 후에 갑절의 복이 주어진다한들 이미 육적, 영적으로 소진한 상태인 그에게 그것이 무슨 복이 되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욥보다 제 믿음이 약해서 이런 믿음없는 생각을 하지 싶어서 금방 스스로에게 핀잔을 줍니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욥에게 주신 복이 정말 욥 자신에게도 복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기만 합니다.
걸음이느린아이님 주님 안에서 반갑습니다. 회원가입하자마자 질문을 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비교적 간단한 문제이긴 하지만 얼마 전에 욥의 영적 고난에 대해서 다루었으니 그 답변을 완결하는 뜻에서 준비되는 대로 성경문답 사이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무슨 의문 주제이든지 아무 부담갖지 마시고 게시판을 통해 혹은 개인적으로 질의 상담해주십시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