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인 교수님과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수업도 많이 듣고, 같은 교회도 다니고 굉장히 좋아하고 따르던 교수님이었습니다.

 

아래의 대화는 100%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몇 년이나 지났으므로)

 

제가 그 교수님의 대화 의도를 해석해서 어느 정도 각색한 것이지만 대략적으로 

 

해당 교수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받아들여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교수님께

 

"교수님같이 학식이 높고 박사학위까지 있으신 분은 굉장히 이성적이실텐데 어떻게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사실로 받아들여졌는지요? 오히려 이성적이면 비상식적이라고 여겨졌을텐데요"

 

라고 질문을 하자

 

"  믿음은 사실이 아니죠.

 

 (눈 앞의 떡을 가르키며) xx씨는 지금 여기 눈 앞의 떡을 믿나요?"

 

"네. 여기 떡이 있죠?"

 

"아니죠. 지금 눈 앞에 떡이 있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사실이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건 믿을 가치가 없어요.

 

 눈 앞에 떡이 있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팩트입니다. 이건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지, 믿을 만한 이유가 전혀 없고 논증의 여지도 없는 것이죠. 논증할 가치도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셨다.

 

 이것은 알려진 과학적 사실과는 다릅니다. 일반적이지 않죠.

 

 그렇기에 그것을 받아들이고 '믿는다' 는 것은 일종의 신념을 수반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어떻게 사람이 부활을 해. 말도 안돼'라고 하지만 

 

누군가는 이것을 '믿는 것' 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의심을 할 여지를 주시는데, 저는 이것을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자유의지와 선악과의 관계가 생각나더라고요)

 

예수님이 부활하셨을 때 이것을 그냥 역사적 '사실'로 못받고 싶으면 본디오 빌라도를 찾아가면 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죠.

 

이것을 무의미하게 '사실'로서 남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의지가 수반된 가치가 있는,

 

우리가 선택을 할 수 있게하는  '믿음'으로  남겨두기 위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믿음'이 그러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신학적 논쟁이나 이런 부분과 변증을 중시한 제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 논지를 통해 비기독교인 룸메이트에게 기독교 믿음에 대해 의문을 던져주어서

 

나름 그 친구가 나중에는 기독교인이 되는 데에도 한 몫(물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제일 크지만) 했다고 보는데요.

 

 

나중에 이 일화를 담임목사님과 가장 가까운 신앙적 동지 형님께 얘기하자

 

웃으시면서

 

음...엄밀히 말하면 맞는 말은 아닌데...

 

라고 하시더라고요.

 

여기 커뮤니티의 동역자분들과 목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예전에는 이 교수님의 이야기를 완전 맞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아리송하긴 하네요.


master

2021.08.22 18:46:42
*.16.128.27

상기에 간접적으로 전해주시는 내용만으로 따지면 불합리한 내용이 많습니다. (그 교수님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천천히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샬롬!

피스

2021.08.22 20:39:49
*.211.209.83

예수님의 부활은 성경 기록과 당대 흐름과 역사적 증거들을 볼때 사실상 이성적으로 따져봐도 100%에 한없이 가까운 자명함을 자랑합니다.(저는 100%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의심의 여지를 따지자면 눈앞에 사과가 있다는 사실도 객관적인 사실인지 확신할수없습니다. 자신이 가상현실에 갇혀 거짓 정보를 주입받는것인지 아닌지 어찌 장담할수 있겠습니까.

(흔히 데카르트가 이런 사고실험을 한것으로 유명하죠. 데카르트의 데몬이란 개념도 여기서 나온것이고요)

결국 모든 판단의 문제는 믿음의 영역으로 귀결될수밖에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정보보다 더 정미하고 완전한 객관적 사실은 하나님의 말씀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낭여

2021.08.23 00:59:25
*.211.231.25

동의합니다.

낭여

2021.08.23 01:08:30
*.211.231.25

 믿음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실을 믿는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믿음)'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누군가를 신뢰(trust)하는' 특성은 제외하고, 말씀하신 특성의 믿음과 사실의 관계만 따지고 볼 때, 믿음(belief)은 어떤 사실(fact)이 참(true)이냐 거짓이냐(false)를 판단하는 것이고, 이렇게 보면 믿음과 사실을 대응시키기 보다는 믿음과 이성(증거)을 대응시키는게 맞을 것 같네요. 하지만 어쨌든 믿음과 이성 역시 어떤 경우(말씀하신 예로 볼때 예수님의 부활)엔 순전히 믿음으로만 받아들이고, 어떤 경우(눈 앞에 있는 떡)엔 순전한 이성으로만 받아들이는 식으로 대립된다기 보다는, 어떤 경우든 믿음과 이성이 함께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가 이런 부분을 잘 설명해주는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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