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자족함이 게으름에 대한 핑계가 아닐까요?

 

[질문]

 

기독교 진리를 깨닫고 난 후로는 돈 욕심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성경이 제 세계관과 가치관을 바꿨고 창조와 타락, 예수의 탄생과 부활, 재림, 종말, 육의 부활과 영생을 믿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돈을 쫒아 재테크(주식, 부동산, 부업)에 시간을 쏟기보다 가족과 교회 성도들에게(현재 성경공부모임 리더로 봉사중임) 사랑으로 섬기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아직 죄 된 본성은 주변사람과 저를 비교하게 만들면서 너도 돈을 더 추구하라고 속삭입니다. 그럼에도 주변을 보면 모두 돈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돈을 추구하고 싶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 재테크에 게으른 제 자신을 합리화하는 핑계는 아닌지, 제가 지금 성경적 의미로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답변]

 

이와 비슷한 주제에 대해선 본 성경문답 사이트에서 두 번 다룬 적이 있습니다. “신자가 현실의 행복을 추구하면 안 되나요?”와 “신자가 부유하게 살아도 되는지요?”의 두 글입니다. 또 민수기 강해 #47에서 “자족의 비결을 알고 있는가?”(민11:4-9)라는 제목으로도 살펴봤습니다. 이 세 글로 충분히 답변이 될 수 있겠지만 다시 답변드리는 이유는 질문자님의 특이한 생각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봉사만 하는 것이 “재테크에 게으른 제 자신을 합리화하는 핑계는 아닌지”라고 일상적인 질문과 반대로 물어왔습니다. 보통은 자꾸 돈을 벌고 싶은 욕심에 빠지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죄가 아니냐고 묻는데 정반대로 물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것은 자기를 합리화하는 핑계가 맞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상기의 글들과 내용이 중복되겠지만, 신자가 반드시 지녀야 할 물질관(物質觀)이라는 맥락에서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신자도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첫 명령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것입니다.(창1:28a) 따라서 돈이 악한 것이므로 무조건 멀리 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무소유를 지향하는 것이 신자의 올바른 삶이라는 것은 비성경적인 가르침입니다. 돈은 인간 사회가 원활하게 굴러가게 만드는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가치중립적인 돈을 악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의 악함이지 돈 자체가 악한 것이 아닙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일 뿐입니다.(딤전6:10)

 

하나님은 또 인간에게만 이 땅을 다스리라고 하셨습니다.(창1:28b) 인간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그분이 지으신 피조세계를 거룩하고 아름답게 다스려야 합니다. 그래서 인간에게 “재물을 얻는 능”을 하나님이 주셨습니다.(신8:18)

 

신자가 반드시 돈을 벌어야 하는지, 혹은 얼마까지 벌어야 하는지는 논의할 이슈가 아닙니다. 정작 중요한 관건은 돈 대신에 하나님을 진짜로 주인으로 삼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말해선 하나님의 방식으로 돈을 벌어서 그분의 뜻대로 돈을 쓰느냐는 것입니다. 바울도 자신이 풍부 혹은 궁핍 어디에 처하든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함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고 고백하며 그것이 바로 신자가 자족하는 비결이라고 말했습니다.(빌4:11-13, 상기 민수기강해의 내용) 신자니까 무조건 가난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자족하는 비결의 뜻이 아님에 주목해야 합니다

 

바울처럼 신자들이 하나님께 받은 소명이 확실하게 서있다면 그것을 이뤄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한 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그런 실천 중에는 재정적 필요에 대해서 간절히 요구하고 실제로 그 돈을 조달하도록 백방으로 노력해야 하는 일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만약에 그런 소명이 아직 구체적으로 세워져 있지 않다면 현재의 여건 즉, 가정과 직장과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님이 마련해주신 것입니다. 그 안에서 진정으로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자신의 삶에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을 전하면서, 단지 말로 전도만 하라는 것이 결코 아님, 말입니다.

 

하나님을 진짜 주인으로 삼고 있는 신자라면 현실의 직업에서도 당연히 정직 신용 친절 실력을 최대한 쌓아서 최선을 다해 살 것이며 또 그러면 하나님이 그에 상응하는 재물을 주실 것입니다. 만약 풍부하게 주신다면 그 주시는 대로 그분의 뜻에 맞게 사용하면 됩니다. 혹시라도 그분이 궁핍에 처하게 하면 그 안에서도 그분의 거룩하신 뜻이 있기에 바울처럼 그 궁핍에 합당하게 순종하며 오직 그분의 이름을 높이시면 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는 핑계로 일부러 가난해지겠다든지 혹은 게으르게 가난을 인내해 내겠다는 것은 아주 틀린 것입니다. 십자가 복음은 신자로 단지 천국영생으로 인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부터 기쁨 의미 가치 활력 자유 평강이 넘치는 정말로 거룩한 삶을 살게 해줍니다. “재테크에 게으른 데에 대한 변명”으로 하나님과 그분의 일을 동원해선 안 됩니다. 그럼 무소유가 옳거나 선하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교회 봉사와 자기 가정을 섬기는 것만이 하나님께 받은 소명인지도 다시 철저히 재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신자라면 당연히 그래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식구 챙기기 수준 밖에 안 됩니다. 교회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전혀 없습니다. 주님은 분명히 모든 신자에게 땅 끝까지, 세상 끝 날까지 복음을 전하고 그 가르친 대로 지키고 행하게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나아가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해야만 하나님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가르쳤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며 찾아서 구체적인 소명을 세우십시오. 그와 동시에 현재의 여건에 감사하며 열심히 사십시오. 말하자면 하나님의 방식대로 부정 탈세 사기 위계 하나 없이 정직하게 자기 실력을 최대한 향상시켜서 순전한 방식으로 열심히 돈을 버십시오. 그 벌은 돈을 주님이 맡겨 주신 소명에 아낌없이 사용하십시오.

 

질문하신 것 같은 생각을 갖는 것은 돈이 자기를 죄로 넘어지게 하거나 하나님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세상 철학과 다른 종교들이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신자는 돈으로 인간의 삶과 인생을 미혹 조종 농간하려는 사탄의 흉계를 이겨야 합니다. 돈의 영향력에 자신의 생각 말 행동 등이 좌지우지되지 않기만 하면 됩니다. 돈이 절대로 자신에게 만족 의미 가치 기쁨 자유 평강을 줄 수 없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선(善)은 오직 하나님께로만 온다는 확신을 갖고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일을 하던 그분 말씀에 순종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항상 기뻐하며 범사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돈을 초월해서 오히려 돈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탄이 제 마음대로 활개 치도록 그대로 두고도 십자가에서 그 흉계를 무참하게 패배시켰습니다. 신자도 하나님이 마련해주신 환경에서 하나님이 주신 능으로 열심히 벌은 재물을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사용하면 사탄의 왕국은 무너지고 하나님의 영광이 더 드러나게 됩니다. 간단히 교회가 십일조 헌금을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의 구제에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물론 그 반대로 하나님이 당신의 절대적이고 완전한 주권과 섭리에 의해 신자가 성실하고도 진실 되게 살았음에도 궁핍과 환난으로 밀어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 더더욱 돈으로 인해 치사하고 비겁해지지 않고 오히려 기쁨과 평강을 유지한다면 그분의 이름이 더 올라갈 것입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예수 믿는 수위가 불신자인 그 회사 사장에게 얼마든지 말씀과 기도로 참된 위로와 격려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2/1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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