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 사이에 2-3주 전부터 카톡 페북 트윗 등에 격분에 찬 메시지가 떠돌기 시작했다. 서울대에서 사상 최초로 '커밍아웃'한 레스비안이 총학생회장에 출마했으니 세상 종말이 온 양 통분해 하면서 다 같이 힘을 모아 기도해서 그 당선만은 기어코 막자는 것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86.8%의 압도적인 지지로 11/20 당선되었다. 평소에는 유효투표율 50%도 넘기지 못해 여러 번 투표했으나 이번에는 그마저 거뜬히 넘어 단번에 당선되었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총학생회 회장 선거에 참여한 것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서울대 학생의 열렬한 관심과 호응 속에 당선된 것이다.

 

그럼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디아스포라 한인 신자들의 그 뜨거웠던 합심 기도는 하나님이 거절하셨는가? 그래서 세상은 이런 사악한(?) 동성애자들 때문에 정말로 종말이 닥칠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또 저를 이상한 목사라고 매도하더라도) 저는 그 기도가 천국보좌에 상달조차 안 되었거나, 상달은 되어도 주님이 귀를 아예 막으신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스러울 뿐이다.

 

동성애를 찬동한다는 뜻은 아니다. 신자들이 이래선 안 된다. 더 이상 기독교 부흥의 희망이 없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다. 합심기도에 참여하는 열기가 떨어져 동성애 찬성으로 세태가 흘러가는 사악한 흐름을 막지 못해서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사사건건 동네방네 떠들며 사악한 세상을 무찌르기 위해 합심기도하자고 설쳐대니 그렇다. 오해는 말아야 한다. 중요사건에 합심 기도해야 하고 그 능력은 대단하다.

 

당선자의 출마의 변을 들어보자. “서울대가 구성원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저는 레즈비언이라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다.” 그녀는 본인이 소수자이기도 하지만 평소에 소수자 인권운동에 매진해왔다.

 

이제 어떤 결론에 이르는가? 아주 간단하다. 청년들, 그것도 한국최고의 지성인들은 다른 이들이 소수자를 차별하는 잘못이 소수자의 허물이나 범법의 잘못보다 크다고 보는 것이다. 동성애 자체를 죄라고 보지 않고 개인의 자유로 보는 경향이 젊은이들 사이에 부쩍 늘긴 했지만 한국에선 아직은 대세가 아니다. 소수자에게 잘못이 별로 없는데도 차별하는 자들은 아주 더 나쁘다고 여기는 자들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그럼 신자들이 이런 세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 방안이 간단히 도출된다. 너무나 쉽고 신자라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방안이다. 타인의 성경적 죄와 허물과는 별도로 그 사람은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신 뜻대로 죄는 죽기까지 미워하되 죄인은 죽기까지 사랑해야 한다. 특별히 동성애를 성적 범죄로 접근해선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교회 안에도 성적 범죄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똑 같이 외눈박이 원숭이들끼리 서로를 흉보는 꼴이다.

 

동성애자들을 교회는 반드시 품어주어야 한다. 절대로 차별은 물론 경원시해도 안 된다. 복음을 아직 모르는 너무나 불쌍한 영혼이기에 끝까지 사랑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함께 진리의 말씀과 성령의 기도로 고침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간단하게 살인죄와 동성애죄를 비교해보라. 살인죄인은 감옥에까지 찾아가서 섬기고 전도하려고 그렇게 애를 쓰면서 왜 동성애자는 교회에 발도 못 붙이게 하는가? 거기다 이번 일을 마치 사탄의 모략인양 입에 거품을 물고 방해공작(예수님과 성경을 모르는 저들 눈에는 그렇게 밖에 비취지 않음) 하는가? 오죽하면 회장 당선 후에 처음으로 시행하는 일이 기숙사에 전도목적의 접근을 일절 금지시키겠다고 했겠는가? 기독교인을 염두에 둔 조치이지 않는가?

 

신자들이 성적으로 순결해지지 않는 한 아무리 동성애를 죄라고 외쳐도 그들은 듣지 않는다. 도무지 그럴 자신이 없으면 차선책이 있다. 자녀를 낳지 못하는 그들은 불쌍한 아이를 입양해 키우므로 일반인에겐 신자보다 더 의롭게 비춰진다. 신자들이 한 가정에 입양아를 한 명씩 받아들이고 나서 그 죄를 물어야 한다. 이마저 자신 없으면 최후의 방안은 당분간은 그 문제를 덮어두고 그들을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복음부터 먼저 알게 해야 한다. 이는 실은 최후의 방안이 아니라 최초, 아니 유일한 방안이다.

 

요컨대 교회에서 어떤 차별과 외면과 홀대 없이 그들을 품어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죄에서 벗어나게끔 말씀과 기도로 양육하고 필요하다면 현실적 치유책을 개발해 훈련시켜야 한다. 그리고 복음 안에서 치유된 형제로 하여금 성적 소수자들을 전도 치유케 해야 한다. 실제로 동성애에서 회복되어 목사가 된 분이 그런 치유사역을 하고 있는데 세미나를 해서 대처방안을 가르쳐 주겠다고 공문을 수많은 교회에 보냈는데도 단 한 교회도 회신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들 교회에 그런 자들이 들어오는 것이 혐오스럽다는 것이다. 감옥에까지 찾아가서 살인죄인은 섬기고 전도하면서 말이다. 백로끼리 노는 곳에 까마귀는 오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자들이야말로 주님 보시기에 까마귀인 줄 모르고 있다. 주님은 틀림없이 그 회신하지 않았던 모든 교회들 안에는 계시지 않고 교회 문밖에 계실 것이다. 이런 형편에 우리끼리 사탄의 저주를 막자고 아무리 기도한들 그 기도가 주님께 상달이 되겠는가?

 

그 반대로 주님이 오셨으면 그들을 다 용서하고 치유해주었기에 동성애를 더 이상 죄로 정죄해선 안 된다는 다른 한 편의 극단적 움직임도 있다.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다. 같은 예수님을 믿고 같은 성경을 읽는데 이런 차이를 보이다니 어이가 없다. 물론 예수님은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않고 사랑으로 품어주었을 것이며 함께 교제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간음한 여인을 용서해주고는 다시는 그런 죄를 짓지 말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주님이 동성애자를 만났으면 그 자리에서 고쳐주었거나 다시는 그 죄를 짓지 말라고 즉, 동성애 자체는 죄라고 분명히 야단쳤을 것이다. 고쳐준다고 해서 동성애가 죄가 아닌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명한 허물이니 고쳐주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반성경적 이슈가 제기될 때에 신자들끼리 그 일을 바로잡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분명히 선하고 능력이 있다. 그러나 신자는 그런 이슈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지 않고 깨끗할 때만 그런 기도를 할 수 있고 그 기도가 응답이 되는 법이다. 자기 몸에 묻은 똥은 제거하지 않고 남의 몸에 묻은 똥만 제거해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이 들어주시겠는가? 불신자들이 어떤 죄악을 저지르든 하나님의 일차적 관심은 신자의 성결과 성장이다. 동성애 이슈에선 다시 강조하지만 신자가 성적 순결을, 최소한 한 가정 한 명 입양 운동을 벌이고 그런 기도를 하고 그런 카톡 메시지를 돌려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하니까 결국은, 아니 처음부터 오직 십자가 복음으로 그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죄는 정죄하되 죄인은 끝까지 품어주는 교회 본연의 소명이다. 그리고 순서는 일단 그들을 교회로 받아들여서 사랑으로 섬기고 복음을 먼저 전해야 한다. 처음부터 먼저 죄라고 정죄하면 복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단지 현실적 이유 때문이지 죄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그들을 수용하여 함께 아픔을 나누는 것이 성경적 대처방안이라는 것이다.

 

지금 같은 행태로 이 문제를 접근해선 안 된다. 불신자들은, 특별히 젊은 지성인들은 성경적으로 이 문제가 제대로 정리 안 되어 있어도 신자들의 행태가 불합리하고 자가당착적 모순을 드러낸다는 것을 한 눈에 꿰뚫고 있다. 한마디로 똥 묻은 개가 같이 똥 묻은 개를 나무란다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길은 한 가지 뿐이다. 내 똥을 먼저 씻어내어서 깨끗한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 그 깨끗한 모습이 너무 부럽게 만들어 자기들도 씻고 싶다는 소원이 들게 해야 한다. 성적으로 순결하고 남녀 부부로 이뤄진 정상 가정에 주님의 은혜와 권능이 넘치도록 해야 한다. 도무지 그럴 실제적 자신이 없다면 복음부터 전하고 교회 안에 수용해야 한다. 지금 같은 행태를 지속해선 교인으로서 하나님 일에 열심히 충성했다는 얄팍한 자부심(?)만 고취될 뿐이다. 하나님이 과연 기뻐하실 지도 크게 의문이다. 반면에 잃어버린 영혼들, 그 중에서도 새로운 세대에게 교회의 벽을 높이 쌓고 문을 닫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교회가 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우리 스스로 훼방하고 있는 꼴이 된다는 뜻이다.

 

12. 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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