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오병이어의 기적
“제자들이 가로되 여기 우리에게 있는 것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뿐이니이다 가라사대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하시고 무리를 명하여 잔디 위에 앉히시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먹은 사람은 여자와 아이 외에 오천 명이나 되었더라.”(마14:17-21)
예수님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당시에 한 사람이 한 끼의 식사로 먹는 양, 남자 어른들 오천 명을 먹이고도 열두 바구니가 차도록 남겼습니다. 여자와 남녀 아이들까지 합치면 약 2만 명입니다. 너무 황당한 기록 같습니다. 황당하다는 것은 사람들이 지어낸 거짓이라는 뜻입니다.
알다시피 예수님의 이 땅에서의 일생을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 복음서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베푸신 수많은 기적들 중에 네 저자가 다 같이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 오병이어 기적 하나뿐입니다. 다른 기적들은 주로 개인적으로 혹은 적은 무리 앞에서 이뤄져서 저자들이 그 모두를 다 알지는 못했습니다. 또 복음서를 저작한 순서가 달라 다른 복음서가 먼저 기록한 내용은 생략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각 저자들이 느낀 감동이나 의미가 기적마다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기적만 네 저자가 빠트리지 않고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감동이 컸다는 뜻입니다. 나아가 그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체험한 기적을 예수님의 일대기에서 빠트릴 수는 도무지 없습니다. 그 수많은 증인들이 나중에 복음서를 읽고 잘못되었다고 항의할 것입니다. 참고로 복음서들은 그들 세대가 살아있을 때에 저작되어서 이미 교회마다 회람되고 있었습니다.
이 오병이어 기적을 복음서가 기록하지 않는 것은 비유하자면 어떤 대통령의 전기를 기록하면서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누락하는 꼴입니다. 실제로 이 기적을 체험한 유대인들이 그 엄청난 은혜와 권능에 감격해서 예수님을 자기들의 왕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예수의 행하신 이 표적을 보고 말하되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 하더라 그러므로 예수께서 저희가 와서 자기를 억지로 잡아 임금 삼으려는 줄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 가시니라.”(요6:14,15)
유대인들이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고 표현한 것은 자기들을 구원해줄 메시아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이 백성들의 그런 소망을 저버린 셈인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그전까지의 모든 기적은 개인적으로 이뤄졌으나 이번만은 2만 명 모두가 기적의 은혜를 직접 체험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단체로 기적을 베풀 능력이 있다면 자기들 나라를 로마의 압제에서 해방시켜줄 정치적 메시아로, 다른 말로 왕으로 삼을 수 있다고 여긴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은 사탄의 노예가 되어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는 죄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성령으로 거듭나게 해서 죄에서 구원해주러 온 메시아였습니다. 현실적으로 안락과 풍요를 주러 온 메시아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기대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인류 역사상 가장 의로운 일을 많이 행하신 의인이자, 신적 권능으로 수많은 기적을 베푸신 하나님 그분을 십자가에 매달았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남자 성인 5천명의 증인이 번듯이 살아있는데 거짓을 지어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기적만큼 사실성이 가장 보장되는 기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신 예수님 그분에게 그런 정도의 기적은 아무 일도 아닙니다. 당시는 한두 끼 굶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설교를 듣느라 밥도 먹지 못한 것을 불쌍히 여겨서 간단하게 행한 일이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