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유신진화론을 지지하는 교회형님과의 대화에서 

 

성경의 모든 부분이 과학적이지는 않다고 말하면서 인용한 부분입니다.

 

1장 4절에서 빛을 창조하시고

 

5절에 이후로 낮과 밤이 생깁니다.

 

그리고 나서 14절에 궁창을 나누면서 다시

 

주야로 나뉘게 하시고 광명을 두고

 

16절에는 큰 광명으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으로 밤은 주관하게 하신다고 합니다.

 

이 구절을 들면서

 

빛이 처음에 있다고 해서 앞부분에 이미 빛에 의해 낮과 밤이 생겼는데

 

14절과 16절에 의하면

 

넷째 날에 광명을 만들어서 이 때부터 낮과 밤이 있는 서술이 모순이라고 합니다.

 

아마 그 형님께서는 이러한 서술상의 모순 혹은 비과학적인 부분을 근거로 들어서

 

아담이라는 성경에 기록된 인간이 '실존'하지는 않았으나

 

아담 이라는 이름 하의 어떤 '모형'이 되는 인물 같은 것이 존재했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를 보고 성경을 그대로 믿지 않고 선택적으로 믿고 싶은 부분만 믿는 것이 아니냐고 반론을 하였습니다.

 

 

해당 창세기 낮과 밤, 빛에 희해 밤낮이 만들어 진 부분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이 부분을 찾기위해 '창세기'를 붙여서 계속 검색했으나 정확히 이 부분은 답변을 찾지 못했습니다.


master

2021.08.31 05:41:47
*.16.128.27

이전에 한 번 다룬 과제인데 성경문답 차례의 창조 항목으로 분류해두었습니다. 키워드로 창세기는 너무 광범위합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구체화 된 단어나 문구로 검색해보세요. 

 

첫째 날과 넷째 날에 창조된 두 빛의 차이는?

 

피스

2021.08.31 06:42:14
*.211.209.83

 인간의 제한된 지성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창조 과정의 물리적 원리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을 것입니다. 천지창조의 자세한 진실은 하늘나라에 가게 된다면 하나님께서 알려주시겠죠. 하지만 저 역시 과학에 관심이 많은 이공계 계열 학생이었기에, 창세기 1장은 늘 읽을 때마다 신선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가슴을 웅장하게 하는 기사입니다. 

 전에는 저도 창세기 기록을 영적으로든, 비유적으로든 멋대로 해석하고픈 소욕에 자주 휘둘렸었는데 반복해서 성경을 알아갈수록, 창세기 같은 내러티브식 기록은 하나님께서 전달하시는 의미 그대로 플레인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의 틀이 옮겨졌습니다. 과거 회심 전에 갖고 있었던 유신진화론적, 인본주의적 사고 방식의 묵은 때가 벗겨져가는 과정이겠죠.

 

 개인적인 의견에 의하면 첫째 날에 창조된 빛은 (영적, 알레고리적 빛이 아닌) 말 그대로 물리적인 빛이라고 생각됩니다. 정확히는 빛이라는 물리적 현상 그 자체겠죠. 빛 곧 전자기파(혹은 광자)는 에너지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입니다. 상대성이론의 E=mc2 등가 교환 법칙에 비춰보면 빛과 물질은 얼마든지 상호 전환될 수 있습니다. 즉 첫째 날에는 물리적 차원의 모든 기본 구성 요소, 곧 에너지, 입자, 파동, 물리법칙이 창조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날의 물리학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과 쿼크, 렙톤, 광자 등의 물질-에너지 입자들이 생성되었을 것입니다.

 

 그럼 문제는 어째서 태양과 달과 별이 창조되기 이전의 세 날에도 낮과 밤의 순환이 있을 수 있었냐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목격자가 아닌 우리로서는 확실한 답을 결코 내릴 수 없겠지만, 충분히 이성적으로 해석 가능성의 여지는 열려있기에 결코 이치에 모순되는 것은 아닙니다.

 

1) 첫번째 가능성

 태양 창조 이전에도 우주 전체에 일종의 '전반적인 어두워짐'과 '전반적인 밝아짐'의 시간적 주기 순환이 있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태양 창조 전에 세 번의 어둠-밝음 주기가 우주 전반에 걸쳐서 나타났고, 태양이 창조되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께서 지구로 하여금 태양을 중심으로 자전과 공전을 하도록 조율하셔서, 그 뒤로는 지구의 낮과 밤이 태양에 의해 다스려지도록 맞추신 것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2) 두번째 가능성

 낮과 밤은 엄밀히 말하면 지구의 자전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즉 굳이 태양이 없더라도 지구의 자전과 하늘 빛의 불균질한 배치만 있다면 24시간 주기의 낮밤은 얼마든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아직 지구 이외의 별들을 창조하시기 이전에 하나님께서 궁창(지구를 둘러싼 우주 전체)의 한쪽 절반에는 빛 형태의 에너지와 물질을 두시고, 반대쪽 절반에는 주로 암흑 물질이나 암흑에너지나 진공을 배치해두신다면, 아직 항성 같은 '덩어리'가 만들어지기 이전이라도 얼마든지 지구 자전만으로 낮과 밤이 순환할 수 있습니다.

 

3) 세번째 가능성

 

 - 첫째날 하나님께서 빛을 지으시고 그 빛 중 상당량이 '물질'로 전환되면서 (에너지와 물질의 상호 등가 교환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잠시 빛의 세기가 어두워지는데, 그것이 '첫째 날 저녁'이 될 수 있습니다.

  - 둘째날 하나님께서 물과 물을 분리하시면서 '궁창' 곧 '하늘'을 지으시는데, 이를 우주 공간의 팽창 (욥기나 이사야서나 스가랴서에서는 이를 두고 '하늘을 펼치신다'라고 표현합니다)으로 이해한다면, 우주 팽창이 처음 시작된 둘째 날에 팽창으로 말미암아 갇혀있던 광자(빛)들이 자유로이 해방되면서 다시 밝은 '둘째날 아침'이 시작되었을 수 있습니다. (팽창 이전 물질이 압축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빛이 자유로이 진행할 수 없습니다)

 - 둘째 날 공간 팽창이 충분히 진행되면서 빛이 '희석되었고' 이로 인해 '둘째날 저녁'이 찾아왔을 수 있습니다.

 - 셋째 날에는 하나님께서 지구의 물질들을 재정렬하시고 화학 물질들을 풍성하게 조성하시고 기본적인 생물계(식물, 미생물도 포함될 것으로 추측)를 지으셨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식물계의 빠른 생장을 위해 하루간의 빛의 순환을 지구 위에 드리우셨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지구의 물질들을 재정렬하고 화학계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분자 내 )에너지 재배열이 일어나 빛을 이루도록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세 가지 모두 가설에 불과하지만, 요지는 구체적인 창조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어떤 식으로든 성경의 창조 기사 기록대로 모순 없이, 실제적으로, 조화롭게 현상들을 일으키실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창세기를 그대로 믿지 않는 사람들은 종종 '수십억 광년 떨어진 별의 빛이 어떻게 이 짧은 우주 역사만에 지구에 도달할 수 있느냐' 면서 'Distant-light problem'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면이 길어질 것 같아서 이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이런 설명들도 감히 창조 과정을 설명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성경 기록에 모순을 제기하려는 사람들의 얄팍한 생각, 소위 '과학주의적 사고'가 얼마나 창조주의 창조 업적 앞에서 부질 없고 모래 위의 산성에 불과한 것인지를 알려주려는 것이 핵심 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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