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성경 혹은 성경 이외의 것들로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목사님의 여러 글들을 매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과 객관적 도덕성에 대한 글이었는데요. 분명히 성경의 관점과 성경 이외의 관점으로 봤을 때에는 창조와 도덕적 양심의 존재는 분명하지만, 성경 이외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에는 창조와 도덕적 양심이 존재하더라도 그 근원이 성경의 하나님(성경 66권이 이야기 하는)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성경에서 출발하여 진화론을 부정하고, 객관적 도덕성의 존재를 설명하고, 성경의 여러 예언들의 성취 등을 설명하여도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면 이 모든 논리는 땅에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목사님이 쓰신 글 중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가요?"를 읽어보았습니다. 내용 중에 성경의 내용은 당시 사회의 문화와는 맞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라고 하셨는데, 우리가 추정하는 성경기록의 연대가 정말로 사실인지 입증이 불가능 하고, 후대가 썼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임을 증명해 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신은 증명할 수 있지만 성경을 제외해 버리면 기독교의 하나님을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목사님은 기독교의 하나님을 성경 이외의 관점에서 증명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여러 논리적인 근거들은 하나님이 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하는 근거에 불과하나요? 저는 인간이 어디까지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추가로 제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나 영상들도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변]
형제님께서 그 동안 저와 여러 과제를 두고 질의응답을 해왔는데 죄송하지만 아직까지도 창조를 비롯한 기독교 진리의 핵심에 대한 체계적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교리 공부를 아직 안 하신 것 같습니다. 핵심 교리라고 해서 아주 어렵거나 신묘한 것이 아닙니다. 성경 안에 다 진술되어 있는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추가로 읽을 책이나 영상을 추천해 달라고 했지만 교리 공부부터 철저히 하시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그와 동시에 교리와 비교 묵상하며 성경을 계속 파고드십시오. 언젠가 말씀드린 대로 교리 공부를 먼저 해보고 그래도 의심나는 것을 질의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까지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답변을 드려보겠습니다.
“성경 혹은 성경 이외의 것들로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목사님의 여러 글들을 매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과 객관적 도덕성에 대한 글이었는데요. 분명히 성경의 관점과 성경 이외의 관점으로 봤을 때에는 창조와 도덕적 양심의 존재는 분명하지만, 성경 이외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에는 창조와 도덕적 양심이 존재하더라도”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 근원이 성경의 하나님(성경 66권이 이야기 하는)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라는 진술은 조금 집고 넘어가겠습니다. 기독교가 가르치고 믿는 창조와 창조주는 오직 성경이 그 근원입니다. 성경이 아니었으면 즉, 그런 기술이 없었으면 기독교와 우리 믿음의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나아가 실제로도 다른 종교의 경전에는 창조를 정확하게 진술하는 곳이 없습니다. 성경 외에 창조와 창조주를 찾아서 알아나가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반면에 인간에게 양심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모든 종교가 가르칠 뿐 아니라 불신자들도 이미 삶의 체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양심이 저절로 생겼거나 인간이 아주 똑똑하고 선해서 교육과 훈련으로 생겼으며, 나아가 그 양심만으로 충분히 거룩하게 살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심껏 살면 하나님의 구원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 양심이 바로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양심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님의 실존과 그분이 도덕적인 분임을 증명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양심은 아담의 타락 이후에 함께 죄로 오염되어 불완전하게 왜곡되어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나라, 인종, 사회, 시대마다 통용되는 선 즉, 인간 양심이 정해놓은 도덕률은 천차만별이고 상대적이며 일시적이며 무엇보다 불완전합니다. 그럼에도 타종교와 불신자는 양심이 오염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즉 양심이 상대적이 아니라고 믿기에 나라마다 민족마다 구원의 길은 여럿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기독교는 타락된 인간 양심으로 아무리 선을 행해도 인간적 교만과 의일 뿐이며 가장 부패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기에 양심만으로는 구원은커녕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다고 선언합니다. 부패된 양심과 사탄의 미혹한 영이 자리 잡은 인간 내면을 성령이 역사하여 깨끗하게 바꿔주어야만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받아들이고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창조이든 양심이든 정확하게 이해하면 그 근원은 절대적으로 성경(기독교)의 하나님에게서 뿐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런 사실 자체만으로 하나님이 지금도 살아계시고 역사하심을 증명합니다. 엄격히 말해 이것 외에 다른 방식으로는 하나님을 증명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증명을 요구하지도 않고 인간의 증명으로 증명되지도 않습니다.
“성경에서 출발하여 진화론을 부정하고, 객관적 도덕성의 존재를 설명하고, 성경의 여러 예언들의 성취 등을 설명하여도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면 이 모든 논리는 땅에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형제님의 이 진술은 정확합니다.
“그래서 저는 목사님이 쓰신 글 중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가요?"를 읽어보았습니다. 내용 중에 ‘성경의 내용은 당시 사회의 문화와는 맞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라고 하셨는데”에 약간의 부연 설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한 정확한 뜻은 “그 당시에, 심지어 최근까지도 인간이 전혀 깨닫지 못했고 할 수도 없었던 사실과 진리를 성경이 말씀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인간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일은 말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깨닫지도 못했던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는 뜻으로 말한 것입니다.
“우리가 추정하는 성경기록의 연대가 정말로 사실인지 입증이 불가능 하고, 후대가 썼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임을 증명해 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선 그렇게 따지면 고대의 모든 기록들은 다 부정되어야 합니다. 호머의 오딧세이나 영국의 원탁의 기사 이야기 등은 물론 한국의 고조선 역사도 조선왕조실록에서 언급하고 있으니 아예 부인되어야 마땅합니다. 고대의 기록 중에 성경만큼 양이 많고 정확한 기록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듭니다.
나아가 성경의 기록연대도 이미 고고학적 검증과 연구를 다 마치고 실증된 것입니다. 만약에 이 부분에 하자가 있다면 기독교 자체는 부정되어 마땅합니다. 더 자세히 알려면 신구약개론과 성경해석학을 따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이 두 책이야말로 형제님이 따로 읽어야 할 책이 되겠네요.
“요약하자면 신은 증명할 수 있지만 성경을 제외해 버리면 기독교의 하나님을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목사님은 기독교의 하나님을 성경 이외의 관점에서 증명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여러 논리적인 근거들은 하나님이 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하는 근거에 불과하나요? 저는 인간이 어디까지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신은 인간이 증명할 수 없습니다. 논리적 유추만 가능할 뿐입니다. 하나님은 오직 자증(自證 self-evident)하시는 분입니다. 그 자증의 방식은 당신께서 만드신 모든 피조물(창조)과 인간 안에 있는 피조물 의식과 신(神) 인식(도덕적 종교적 양심)을 통해서입니다. 당신께서 당신의 실체를 인간에게 결코 보여주지 않고 또 그럴 수도 없습니다. 인간이 당신의 실체를 보면 더럽고 추한 것과 절대로 공존할 수 없는 분이라 순식간에 소멸되어버립니다. 하나님이 당신을 인간에게 스스로 증명하셔야만 하는데 창조와 양심으로만 증명했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는 하나님을 알만한 것이 저희 속에 보임이라 하나님께서 이를 저희에게 보이셨는니라.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찌니라.”(롬1:19,20)
알기 쉽게 말해 성경과 성경의 하나님을 몰라도 불신자들이 만물을 보고 창조가 확실하면, 자기 속에 절대자에 대한 의식과 도덕적 종교적 양심을 통해 창조주 하나님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의 창조주 하나님을 믿으라고 전도 접근하기 보다는 창조와 진화 중에 어느 쪽이 진리인가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제가 말씀드린 까닭입니다. 창조가 확실하면 창조주 하나님도 분명히 계시기 때문입니다.
만약 창조가 확실하여서 하나님이 계시다고 인정되면 그 다음 단계는 어떻게 됩니까? 창조주 하나님을 다른 종교에선 온전히 가르치지 않고 성경만이 올바르게 진술하고 있으니 당연히 성경도 절대적 진리이자 하나님 말씀이 되는 것입니다. 성경이 믿어져서 성경의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창조주 하나님이 믿어지면 그 진리를 정확히 가르치는 성경도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자연과 양심만으로는 하나님의 실존과 현재 이 땅을 통치한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목적, 인간이 죄로 타락하게 된 경위와 현재 실상, 죄의 본질이 무엇이며 그 결과, 하나님이 인간을 죄에서 어떻게 구원하실 것이며, 구원 받은 자의 궁극적 운명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에 관해선 결코 알 수 없습니다. 바꿔 말해 하나님으로선 인간에게 “당신이 어떤 분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게 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 쪽에서 하나님을 증명하거나 그 실체를 탐구해 나가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나님 쪽에서 먼저 당신을 드러내 보여주어야 합니다. 능치 못하시는 일이 없는 분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당신의 실존함과 통치함은 따로 증명이나 설명이 필요 없지만 인간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구체적으로 알게 해주어야 합니다. 인간의 영혼과 양심이 죄로 타락 오염되었으니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이를 두고 신학적 용어로 계시(啓示, revelation)라고 합니다. 어린이는 아빠가 움켜쥐고 있는 손바닥 안에 구슬, 사탕, 동전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자기 힘으로는 그 손을 도무지 펴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빠가 벌려주어야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갓난아기라면 펼쳐 보여주어도 제대로 무슨 물건인지 모릅니다.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가 바로 그렇습니다.
너무나 다행스럽고 은혜롭게도 하나님은 당신이 어떤 분이며 죄 중에 있는 인간을 어떻게 다루는지 성경과 예수님 십자가 사건으로 펼쳐보여 주었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아담의 타락으로 인해 모든 인간의 영혼과 양심은물론 이성마저 합리성 객관성을 잃었으니 성경의 문자적 기록만을 봐선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성령의 조명을 받은 사람들이 성경의 뜻을 정확히 해석해서 그 진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신자가 교리를 배워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성경과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외에 당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만한 것을 주신 적이 없습니다. 인간이 성경과 예수 십자가 밖에서 하나님을 찾을 수도 알 수도 없습니다. 인간의 논리적 추론은 어디까지나 논리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실체는 인간이 찾거나 볼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당신에 대해 꼭 알아야만 하는 범위 내에서, 인간의 말과 인간세상의 사건으로 당신을 계시하는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하나님의 실존과 주권자 되심은 창조와 양심으로 당신께서 자증합니다. 당신이 어떤 분인지에 대해선 성경과 십자가 사건을 통해서만 계시합니다. 이 외에 하나님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길은 하나님 그분께서 허락해 놓지 않았습니다. 당장에 창조부터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데 어디서 하나님을 알 수 있다는 말입니까?
3/19/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