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군요

조회 수 882 추천 수 37 2010.09.21 14:43:56
한국이 추석인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정말 부럽고 그립고 가고싶고.... 그렇네요.ㅠㅠ

뒷뜰의 감나무가 빨갛게 익었을 터이고,  밤나무에는 쩌억 벌어진 열매가 매달려 있을 가을,
추석이군요.

우리 회원님들 가족과 즐거운 만남의 시간들 되시길 바랍니다.

minsangbok

2010.09.22 02:27:05
*.184.60.52

여기는 봄입니다.
목련곷이 떨어져 있는 곳을 지나가면서
즈려 밟고.... 어느 시 구절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기도 몇 주째 바람이 몹시 불고 비가 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또 해가 뜨고 있군요.
변덕스러운 날씨가 저를 우울하게 만들지만
마음은 오늘 추석이라 한국 땅에 가 있습니다.

가을 파아란 하늘
하얀 구름이 떠 있는 그 곳 언덕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빠알간 감
그리고 누런 들에서
허수아비를 봅니다.

초가집에서 솔잎 향이 그윽한 송편을 먹는
제 모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고향 모습에
가슴이 메어집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이 노래 고향의 봄을
지난 주일날 교회 점심시간에
다같이 불렀습니다.

그속에서 살던 때가 그립습니다. 라고
노래가 끝나기 전
제 눈에 눈물이 글성거렸습니다.

왜 그랬는지
알려 주실 분 있나요?



minsangbok

2010.09.22 03:28:40
*.184.60.52

그 이유는 제가 꿈이 많은 사람입니다.
제 꿈 이야기를 하나 소개합니다.

여기 와서 영어공부하면서 쓴 글인데요. 영어 원문 그래로 소개합니다.
(완벽한 영어는 아닐지라도) 오늘 추석이라 이 글이 다시 생각나서요.


Dreaming My Hometown written by S B Min
I sat struggling to write a journal yesterday. I soon fell asleep and dreamed of my hometown when I had been a boy.

One day I became a bird and flew over the Pacific toward the Korean Peninsular, where my hometown is. I did not know how long I flew. But it must have been near my destination. For I was flying over the land. I looked down on my beautiful country.
It was spring. I saw mountains covered with red azaleas, a crooked river and houses on the field. After a few hours’ flight I finally arrived at my hometown on the Western Coast.
I perched on a twig on the hill where I could look down on the town. A noise came to me. Some children were coming up singing. A boy shouted, “ Look at that bird.” Then all the children looked up at me. I sang for them for a long time. They welcomed me, applauding me. They played hide and seek a great while and then went back to their homes.
After they left me, I circled round above the town. Some people in the street. Peasants in the field. Fishing ships on the sea. They were not strange to me. They were such beautiful pictures that I had seen 40 years before. I had never forgotten them since I had left the town. Maybe I would keep this picturesque town in my heart until my death.
I came down to my old house on the edge of the town. The house had not changed so much. I had lived there for 10 years.
I remembered my childhood on the roof. Picking wild greens on the hill in the spring. Fishing in the creek in the summer. Catching grasshoppers in the rice field in the autumn. Sliding over the snow in a sleigh and making snowmen in the winter.
Oh, my old days! O that I could have returned to those times! I made a decision to stay there until it came to the winter.
And I smelled and experienced the town for several months. It made me very happy. One day the chill wind began to blow from the north.
It was time to return. I flew back to the warm south. I thought I would come back again like a salmon, which dies in the place where it was born.

My wife shook me by the shoulder to wake me up. I looked up at her, rubbing sleep out of my eyes. She said, “Don’t sleep here. Go to the comfortable bed.” I told her about my dream. She smiled, saying that I was a dreamer. “Let’s go to your hometown for our next holiday,” she said. I held her hands tight and thanked her for that.

제가 오늘 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쁨의 날들

2010.09.22 03:35:04
*.179.184.136

고향을 그리워하시는 두분의 마음이 진하게 전해져 옵니다. 오늘은 추석인데 한국 가정들은 열이면 아홉이 오랫만에 모여서 가족들끼리 열심히 싸우고 있습니다.
명절 가사노동을 남녀가 고루 나눠 갖지 못하는 문제. .딸은 어찌하던지 친정에 오게 하고 며느리는 절대 친정에 보내지 않는 시어머니들과 서운한 며느리들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
평소에는 내 배우자가 최고의 남편 최고의 아내라고 생각하고 살다가도 막상 배우자의 형제들을 보면 한부모밑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어서 너무나 달라진 처지에 대한 한탄들이 나오고...그리고 가장 많은 것이 재산에 관련된 다툼. 노부모 봉양을 누가 할것인가에 대한 다툼..
이렇게 고향을 그리워하시는 분들의 심정을 정말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렇게들 싸우지 않을텐데.. 한국에 필요한 것은 삶을 변화시키는 복음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김유상

2010.09.22 04:57:18
*.234.21.31

저는 추석에 대한 특별한 추억도 감흥도 그리움도 없습니다. 있는 거라곤 차도 인적도 드문 한산한 거리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가슴 속에 심어 준 황량함과 을씨년스러움 뿐입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제가 여섯 살 때에 고향을 떠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향에서의 어린 시절에 겪었던 갖가지 기억들은 여전히 생생하긴 합니다만 그 기억들에 짙은 감정이 배기엔 너무 어렸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아주 강해 때론 그 시절로 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그 그리움은 실은 회한입니다. 그 시절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때는 그것을 몰랐거나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바로 잡고 싶은데, 적어도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기에 마음이 아픈 겁니다.

민상복 형제님의 꿈 얘기를 읽으며 최근 본 영화 인셉션이 떠올랐습니다. 다음에는 부인과 함께 가셔서 몇 달을 지내다 오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더 좋은 것은 두 분이서 현실에서 고향을 다녀 오시는 거겠구요.

김순희

2010.09.22 12:02:01
*.161.88.93

고향도 그립고 고국도 그립고 천국도 그립습니다.
가을만되면 한 바탕 몸살을 앓아야하는 병이 도질려합니다. 그리움의 병인 것 같습니다.
아마 민 상복님의 너무도 서정적인 성품과 각별한 고향에의 그리움이 추석을 맞이하시면서
저와 비슷한 서글픔을 느끼심이 아닌지요?


운영자

2010.09.22 12:12:21
*.108.173.248

미국에 이민 오고 강산이 두번은 변하고나니
추석보다 추수감사절이 더 실감나니
인간은 너무나 간사한 것인지
어떤 곳에서나 잘 적응하도록 예비해 놓으신 하나님의 은혜인지
잠시 분간이 안 됩니다.

저도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는 바람에 때늦은 감은 있지만
(또 저 대신에 세세하게 신경써주시는 김순희 집사님께 감사드리며)
방문자들, 회원님들 모두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은 풍성한 복락이 항상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샬롬^^

mskong

2010.09.24 00:49:29
*.226.142.23

추석 연휴 잘 보내고 회사에 출근 하였습니다.
저희는 삼형제라 추석 오전까지 식사하고 썰물처럼 각자의 처가로 모두 출발을 합니다.
다른 집들은 오후에는 딸들과 사위들 외손주들로 떠들썩 한데 어머님은 혼자 계셔야하니
어머님 입장에서는 많이 서운하고 허전하신가 봅니다. 계속해서 건강하셔야 하는데...

제가 요즘 댓글을 남기는게 뜸한데... 이유가 몇가지 있기는 합니다만 더욱 부지런 해지도록 해야겠네요...
목사님 말씀대로 모든 분들에게 풍성한 복락을 기도합니다.

하람맘

2010.09.26 12:39:56
*.163.11.171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밤입니다. 헉헉 ~ 헉 ! 일주일도 넘는 연휴에 손님 날짜 별로 치루고, 아이들 셋과의 전쟁에 친정식구도 하루 보고 와야하는 매일 매일이 바쁜 추석이였습니다. 미국 살때는 추수감사절이 어찌나 좋았던지... 추석이 훌쩍 지난 후에 우아하게 추수감사절 밀을 나누면서 예배와 함께 즐거웠던 시간이 그립습니다. 이곳은 전쟁과도 같은 날들... 차도 막히고 날씨까지 좋지 않고 새언니 친정에 가기 전에 친정으로 오라는 친정식구들 땜에 식댁 눈치 보며 친정까지 다녀온 - 새언니 친정에 못가게 하루 잡아놓은 장본인 입니다 ^^ 울 엄마도 내딸은 빨리 오라면서 며느리는 있다가라네요 ㅋㅋ 시집안간 내 동생은 벌써 일본으로 여행떠나 없고... 이곳의 풍경은 참 이렇습니다... 너무들 그리워하지 말라고 써본 글입니다. 생각처럼 그렇게 좋기만하고 감상적이지 만은 안다는 ㅋㅋ 아 ~ 옛날이여 ~~~

하람맘

2010.09.26 12:48:12
*.163.11.171

바쁜 날들을 보내고 간만에 들어와 보니 역시 많은 글들이 기다리고 있네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바쁘게 지내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이제부터 빌린 숙제하듯이 하나씩 읽겠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지 못하면서 어찌나 불안하던지 ㅋㅋ 이렇게 편안하고 좋은 것을,...

김순희

2010.09.26 13:35:23
*.161.88.93

며느리의 고충, 저도 한국에 있을 때는 명절만되면 뒷골이 땡겼습니다.ㅋㅋ 그런데 이 곳에 와서 그립네 어쨌네하면서 감상에 젖어 있네요. ㅋㅋ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람맘님, mskong님 그리고 기쁨의 날들님.
시댁과 친정, 처가..ㅠㅠ 참 숙제처럼 힘든 명절이였군요. 님들로 인해 그리움의 병을 조금 치유 받습니다요.^^

강진영

2010.09.26 23:18:36
*.138.195.241

명절 잘 쉬고 왔습니다.
살좀 찌는게 소원인데, 소원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항상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민상복님 글처럼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타양살이에 언제나 고향은 그립고 반갑고, 포근한 곳입니다.

그곳에서는 어렸을 적, 친구들, 형들과 함께..
딱지치기, 구슬치기, 자채기, 술래잡기, 다방구, 오징어, 쥐불놀이...
여름에는 개구리, 피라미를 잡으로 먼길 마다않고 다녀오기 일쑤였고,
겨울이면 콧물이 흘러도 자연생성된 언덕길 스케이트장(?)에서
하루종일 보내곤 했습니다.

민상복님의 글을 보고, 저도 잠시 지난 추억에 잠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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