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Tornado) - 오늘 겪은 일
오늘 오전에 며느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점심을 같이 먹자고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알바니 웨스트필드 쇼핑몰에 갔지요. 며느리가 두 아들들을 데리고 나왔어요.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난 후, 두 손자들과 몰 안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로 가서 즐거운 오후 한 때를 보냈어요. 그리고 손자들이 피곤한 기색이 보이길래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지요. 그래서 주차장 쪽으로 나가려니 갑자기 소나기가 막 퍼 붓는 거예요. 잠시 머뭇거리다가 비가 그치면 가자고 해서 다시 몰 안으로 들어와 손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주면서 비가 어느 정도 그치기를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갑자기 유리 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우다탕 탕탕 소리에 몰 안에 있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어요. 우리는 아이들을 껴안고 그 가게 옆으로 피했습니다. 몰 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각종 팜프렛이 공중에서 소용돌이 치는 거예요. 순간 저는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리고 영화에서 본 그 토네이도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두 몰 밖으로 나왔습니다. 비는 어느 정도 그쳤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 눈 앞에 보이는 창고의 양철 지붕이 파괴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 토네이도는 계속 진행하면서 많은 피해를 일으켰을 겁니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대면서 토네이도가 지나갔구나 했습니다. 한 동안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사람 한 사람씩 자기 차 있는 데로 가서 빠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며느리가 타고 온 차로 갔는데, 아! 차 주변에 각목 부서진 게 있더라구요. 자세히 보니까 조수석 앞문과 뒷문이 어디선가 날아 온 각목으로 찌그러졌던 겁니다. 그리고 저 멀리 세워둔 제 차 근처에는 찌그러진 양철지붕이 널려 있는 거예요. 달려가서 제 차도 자세히 보니까 다른 양철지붕이 차 위에 떨어졌던 모양입니다. 앞 유리가 깨졌고, 차 지붕이 찌그러졌어요. 운전석에는 깨진 유리 조각이 떨어져 있구요. 제 차 옆에 세워 둔 차는 옆 유리, 뒷 유리 모두 깨지고 찌그러진 곳도 많고…, 차 주인인 여자 아줌마는 울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정신차리고 주차장 여기 저기 보니까 양철 지붕이 여러 장이 떨어져 있었어요. 주차장에 있는 차 수 십 대가 피해를 당한 것 같았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제가 이런 일을 당하기는 처음입니다. 몇 달 전에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지진이 났고, 일본에서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엄청난 재해를 당했고, 며칠 전에는 미국 남부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로 350여명이 사망했다고 하니까 건물 등 재산 피해는 엄청났겠죠.
오늘 토네이도는 작은 것이었지만, 그로 인하여 며느리 차와 우리 차에 직접적인 작은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막상 이런 것을 당해 보니까, 앞서서 말한 자연 재해로 그 엄청난 피해를 당한 사람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이 죽고, 정들었던 집이 무너지고 그들의 처참한 상황은 겪여 보지 않는 사람은 모르겠구나 했습니다.
정말 이러한 자연 재해가 남의 일이 아니였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자연 재해를 듣고 보면서 먼 나라 일같이 여겨졌는데, 제 눈 앞에서 그런 재해가 일어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이 글을 쓰면서, 우리 주님께 감사했습니다. 이 정도로 끝난 것을.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앞 길을 인도하시고 지켜주시기를…. 하나님만이 우리의 피난처가 되시니까요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인간의 연약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런 것을 경험할 수록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우리 하나님을 의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