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 없는 교회가 성경적인지요?

조회 수 277 추천 수 0 2015.10.09 10:51:13

[질문]

 

무교회주의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교회건물을 성전으로 생각하지 않고 목사, 장로, 권사, 집사 등 직분 없는 공동체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하던데요. 그들의 의견이 성경적으로 타당한지 궁금합니다.

 

[답변]

 

교회의 성경적 정의

 

교회에 대한 성경적 정의가 정리되면 질문하신 문제는 자동으로 해결됩니다. (신약)교회는 예수님이 제정하셨고 교회의 머리는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이 교회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시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은 모습의 조직체 교회에 대해선 주님이 구체적으로 가르치지 않았지만 타당성 있는 추론의 근거가 되는 말씀들은 하셨습니다.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마16:18,19)

 

예수님은 분명히 당신께서 교회를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반석은 베드로가 행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16절)라고 바로 앞에서 행한 신앙고백을 뜻합니다. 그래서 교회가 행할 일은 불신세상을 지배하는 음부의 권세를 이기는 열쇠인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죄인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요컨대 십자가 복음으로 영혼을 구원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첫째 구성요건은 마땅히 베드로처럼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믿고 고백하는 자들의 모임이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 신앙고백은 주님이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17절)고 지적한 대로 하나님이 택하신 자에게 성령의 간섭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교회란 복음을 세상에 증거하고 하나님의 거룩한 통치를 실현 확장하기 위해서 하나님에 의해서 세상에서 따로 불리어 나온 자들의 모임입니다. 교회라는 헬라어 단어 에클레시아도 “믿는 자들의 모임”(assembly of believers)라는 뜻입니다. 즉 교회란 근본적으로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이지 건물이나 사회적 법적 조직체가 아닙니다.

 

성전과 예배당

 

교회건물(church building)을 성전(temple)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옳습니다. 성경적으로 구분하자면 성전은 구약 이스라엘의 중앙 성소를 뜻합니다. 모든 백성이 하나님이 정하신 한 곳에 모여 율법대로 동물 희생 제사를 드리는 곳입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성막에 대해 받은 식양대로 지어진 성전은 그 모든 구조물과 집기에 그리스도에 대한 상징적 예표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 십자가 구원의 진리입니다.

 

예수님은 그 장엄했던 헤롯 성전을 단번에 헐고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선포하셨고 실제로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시어 인류 구원의 길을 활짝 열었습니다. 베드로에게 약속한 대로 음부의 권세가 절대 이기지 못하며 죄인들에게 천국 문을 열어주는 교회를 당신의 몸으로 세운 것입니다. 그리고 오순절에 당신께서 약속하신 대로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어서 모든 믿는 자들에게 내주토록 하셨습니다.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성령이 거하는 전(고전6:19)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교회건물이 성전이 아닌 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임재하여 모든 백성으로부터 제사를 직접 받으시는 중앙 성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율법의 희생제사는 예수 십자가 죽음으로 인해 은혜의 복음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더 이상 동물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당신께서 지정하신 한 곳이 아니라 모든 성도 안에 임재하십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신자들 모임이, 나아가 신자 한 사람이 바로 교회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예수를 그리스도라 시인하는 자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면 바로 그곳이 교회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교회건물은 엄격히 구분해 ‘예배당’(동물 희생 제사를 드리는 성전과 대조해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예배드린다는 뜻으로) 혹은 단순히 ‘교회’로 불러야 합니다. 현재 성전이 기독교교인들이 주일에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곳이라는 단순한 의미로 통용되고 있지만 성전과 예배당의 의미는 정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행할 일

 

다시 말하지만 주님은 교회 조직체를 어떤 식으로 결성해서 어떻게 운영하라고 구체적으로 가르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을 반드시 행해야 한다는 지시는 했습니다. 우선 성찬식입니다.

 

“이에 잔을 받으사 사례하시고 가라사대 이것을 갖다가 너희끼리 나누라. ... 또 떡을 가져 사례하시고 떼어 저희에게 주시며 가사라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눅22:17,19)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11:26)

 

신자들은 십자가에 찢기신 당신의 살과 흘리신 피를 상징하는 떡과 잔을 먹고 마심으로써 주님의 구원의 은혜를 회상, 기념, 전파해야 합니다. 성경은 분명히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성도들의 모임에선 성찬식을 거행하라고 명하고 있습니다. 성도는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성찬을 행해야 합니다. 실제로 초대교회에선 모일 때마다 성찬식을 행했습니다.

 

“예수께서 나아와 일러 가라사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찌어다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28:18-20)

 

주님은 또 부활하시어 승천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몇 가지 당부했습니다. 먼저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으라고 즉, 십자가 복음으로 전도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 믿기로 결신한 자는 세례(침례)를 주라고 했습니다. 나아가 그들을 진리로 가르치고 그 배운 대로 제대로 행하도록 지키라고 했습니다. 주님은 제자들(교회)이 행할 일로 성찬, 전도, 세례, 교육, 치리를 분명히 명령했습니다. 거기다 안식일(십자가 이후로는 주님이 부활하신 날인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함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주님이 명하신 일들이 건물 없이도 가능하긴 합니다. 선교지에서 신자들이 모인 어느 곳에서나 예배, 성찬, 침례, 교육을 행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을 효율적으로, 특별히 정기적으로 행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교회건물과 조직체가 있을 필요성이 생깁니다. 초대교회들도 자연발생적으로 그렇게 결성 조직되었습니다. 예수님도 가버나움을 공사역의 본거지로 삼고 베드로의 장모 집을 정기집회 장소로 이용했습니다.

 

직분은 하나님이 세웠다.

 

목사, 장로, 권사, 집사 직분 없이 모두를 동등하게 형제와 자매로 부르는 공동체로 모여 예배드리는 이들의 순수한 의도는 사줄만합니다. 교회의 모든 지체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그 자격, 위치, 신분, 특권 등에서 전혀 우열이 없음을 드러내고 강조하려는 뜻일 것입니다. 성경적으로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똑같이 동등한 성도입니다. 교회에서 각기 맡은 기능과 역할만 다를 뿐입니다.

 

바울 사도는 교회를 인간의 몸에 비유하면서(고전12:12-31)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더 요긴하고”(22절)라고 했습니다. 실제로도 보이지도 않고 항상 땀 냄새로 절여 있어 비천해 보이는 발가락 하나만 없어도 도무지 제대로 서거나 걷지 못해 손가락 하나 없는 것보다 더 힘듭니다.

 

그러나 바울은 이어서 각 지체마다 하나님이 맡기신 각기 다른 역할과 기능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하나님이 교회 중에 몇을 세우셨으니 첫째는 사도요 둘째는 선지자요 셋째는 교사요 그 다음으로 능력이요 그 다음은 병 고치는 은사와 서로 돕는 것과 각종 방언을 하는 것이라 다 사도겠느냐 다 선지자겠느냐 다 방언을 말하는 자겠느냐 다 통역하는 자겠느냐”(고전12:28-30)

 

주목할 것은 교회 안에 특별한 직무를 맡은 지체를 하나님이 세우셨고 또 그에 적합한 은사를 주셨다고 합니다. 본문이 포함된 앞뒤 문맥의 주제가 성령의 은사에 관한 것이므로 직분과 연결시킬 필요가 없다고 반발할 수는 없습니다. 분명히 사도, 선지자, 교사, 서로 돕는 자 등 기능적 명칭을 가진 직분도 함께 거론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또 로마서 12:4-13절에서도 성령 은사를 논하면서 섬기는 자, 가르치는 자, 권위 하는 자, 구제하는 자, 다스리는 자 등 기능적 직분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 각기 다른 직분이 필요하므로 성령님이 당신의 뜻대로 나눠주시는 은사도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요컨대 교회 안에 자격과 신분을 구분하는 직분은 있어선 안 되지만 기능과 역할을 분담하는 직분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실제로 초대 교회에선 교회 안의 과부들을 돌보는 일을 전담시키려고 최초로 (안수)집사를 따로 세웠습니다.(행6:1-6) 또 디모데전서와 디도서에선 장로, 감독, 집사의 자격요건을 엄격히 제정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 직분자를 세우라고 명하는 셈입니다. 나아가 비록 교회가 동등한 신분과 자격으로 이뤄진 지체들의 연합체라고 해도, 아니 그렇기에 더더욱 교회를 하나님과 대외적으로 대표할 자 즉, 담임목사도 있어야 합니다.

 

교회에 직분과 호칭 없이. 건물도 없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은 각 지체 간에 상하우열이 없다는 순전한 뜻이긴 합니다. 또 예배만 드린다면 가능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기능을 예배로만 한정시키는 우를 범합니다. 주님이 명하신 대로 선교, 전도, 교육, 치리, 구제나 봉사(주님이 하나님 사랑과 동등하게 강조한 이웃 사랑을 실현하는 일) 등의 일을 혼자서 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지체들이 서로 힘을 합쳐 하나님께 받은 은사와 재능과 믿음의 분량대로 나눠서 행해야 합니다.

 

호칭만의 직분도 잘못이다.

 

말씀을 맺자면 교회 안에 어떤 형태로든 신분, 계급, 특권, 능력 등에 차등을 주는 식의 직분제도는 없어야 합니다. 교회는 상하주종 상명하복 식의 세속 집단과는 전혀 다릅니다. 교회의 머리는 오직 예수님이요 모든 사역을 주도하는 힘도 성령입니다. 장로, 목사의 특권의식이나 독선적 운영을 막고자 직분을 두지 않겠다는 순전한 의도는 이해되지만 직분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비성경적입니다.

 

교회는 함께 정기적으로 모여 주의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건물이 필요합니다. 교회를 민주적으로 투명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헌법과 정관을 갖춘 조직체를 결성해야 합니다. 하나님 주신 은사와 재능에 따라 교회가 수행할 일들을 나눠서 충성 헌신하는 직분자를 세워야 합니다. 또 교회 전체를 대표할 담임목사직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작금 목사만 주관할 수 있는 것처럼 오인되고 있는 예배, 침례, 성찬, 축도, 교육을 일반신자도 인도할 수 있습니다. 초대교회와 상황이 같은 선교지에선 그래야만 할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인력과 조직이 제대로 갖춰진 교회에선 아무래도 전문 교육을 받은 전임목회자가 인도하는 것이 좋고 또 그래야 하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것은 권력을 행사하는 직분제도 잘못이지만, 교회 안에서 아무런 직분도 맡지 않고 단순히 호칭으로만 직분을 붙여서 부르는 것도 사실은 잘못입니다. 그리고 여자권사와 서리집사 제도는 성경에는 없는 그래서 당연히 외국교회에는 채택하지 않는 한국교회 고유의 제도입니다. 구태여 둘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거의 모든 교회가 시행하고 있고 나름대로 긍정적인 기능도 있는데다 교인들이 원한다면 잘 보완해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약성경에 장로 감독으로 표현된 것은 오늘로 치면 목사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교회는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는 영적 직분과 교회의 실무적 운영을 책임지는 집사, 크게 둘로만 나뉘는 것이 합당합니다. 이 둘은 하나님과 교회와 성도 앞에서 평생을 바치겠다는 헌신의 예, 안수의 예를 갖추어서 따로 위임을 받아야 하고 또 그런 위임을 받은 교회에서 종신직으로 섬기는 것이 성경적입니다. (장로나 목사의 임기제는 운영의 묘입니다. 하나님 앞에선 본인의 자세를 말합니다.) 나머지 교사, 성가대, 구역장, 각종 위원회 장, 여타 봉사 직은 임시직으로 각 교회의 형편과 헌법에 따라 세우면 됩니다.

 

10/6/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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