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 끝나고 새 정권이 들어섰건만

조회 수 54 추천 수 0 2017.05.20 06:47:20

탄핵이 끝나고 새 정권이 들어섰건만

 

우스개로 한국사회에는 헌법 위에 국민감정법이 있다고 한다. 국민 대다수가 옳다 혹은 그러다 하면 버젓이 관련 실정법이 있음에도 그와 무관하게 정부 정책이 결정 집행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객관적 논리적 합리적 검증과 분석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순전히 국민들 기분이 내키는 대로 따른다는 것이다. 정권과 무관하게 한국의 굵직한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그 뒤처리를 냉정하게 잘 살펴보면 그런 측면이 상당히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탄핵사태가 어쨌든 끝나고 이제 새 대통령이 선출되어서 다양한 측면에서 활발하게 개혁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일 년 가까이 가뜩이나 정치 구단들인 한국 국민들이 한국 역사상 가장 활발하다 못해 피 터지게 정치적 논쟁으로 지샜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여파는 아직도 그 정도만 조금 수그러들었을 뿐 계속 진행형이다. 좌우 양 진영이 무슨 일이든 꼬투리 잡을 건수만 생기면 단번에 상대를 궤멸시키고야 말겠다고 한층 더 날카로워진 발톱을 감춘 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신자는 물론 목회자들마저 진보 보수 어느 한 쪽에 서야만 올바른 자세라고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너무나 이상야릇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한 쪽은 인권을 존중하고 소외 계층을 돌보아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다. 다른 쪽은 하나님을 부인하는 공산주의는 결코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동성애와 낙태는 성경이 엄격히 금하는 큰 죄라고 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주 간략하게 구분하는 예를 들었다. 이 둘은 다 성경에 규정된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이 어느 한 쪽의 손만 들어줄 리는 만무하다. 그런데도 서로 자신들이 성경적이며 하나님 편이라고 하고 상대를 마치 적그리스도처럼 몰아간다. 나아가 목사들마저 현실의 정치판에 직접 뛰어 들어가 단검 승부를 겨루자고 난리를 치고 있다.

 

이 단계에 이를 즈음에는 바울의 선견지명이 떠오름은 너무나 자연스런 생각의 흐름일 것이다. “형제가 형제로 더불어 송사할 뿐더러 믿지 아니하는 자들 앞에서 하느냐 너희가 피차 송사함으로 너희 가운데 이미 완연한 허물이 있나니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고전6:6,7)

 

가장 간단한 예를 들었지만 양쪽 다 서로 자기들이 성경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정치는 반드시 정책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선 서로 동의한 셈이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정권을 잡았던 잘하는 정책은 잘한다고 칭찬 인정해주어야 하고, 못하는 정책은 못한다고 검증 비판해야 한다. 한 정권이 모든 정책에서 올바를 수는, 특별히 하나님 뜻에 완벽하게 부합할 수는 없다.

 

그럼 국민 다수가 원하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고 국민이 선택한 정책이 예기치 않는 폐해 내지 부작용이 나타나면 수정 보완하면 된다. 그런 수정이 불가능하거나 부작용이 너무 심하면 다음 선거에서 국민 다수가 원하는 대로 정권을 승계 혹은 교체하면 된다. 감정이 아니라 법에 따라 나라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초등학교 사회과목만 배워도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 원리다. 그런데도 작금의 교인들과 목사들은 이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정책에 따라 정치를 판단하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정치를 판단하지 말라는 뜻이다. 사람이 싫다고 정책이 다 싫어지고, 사람이 좋다고 정책이 다 좋아진다면 아주 큰 잘못이다. 그럼 정말로 법치민주주의를 쫓는 것이 아니라 감정우선주의에 따르는 것이다. 국리민복을 다투는 정치일수록 더욱 냉정하고도 객관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 판단해야 한다. 각 개인마다 근본적인 성향이 보수나 진보일 수는 있다. 그렇다고 자기 성향에 따라 일방적으로 특정 정책만 고집하거나 특정한 사람만 따르는 것은 감정이 앞선 것이다.

 

작금 진보 쪽에만 혹은 보수 쪽에만 하나님이 함께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목사님들이 범하고 있는 오류다. 혹시라도 사람만 바라봄으로써 정책은 뒷전이 아닌지 심각하게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한다. 바꿔 말해 또 원론적으로 따지자면 정치가를 두고 호불호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정책 우선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신자는 둘 중에 자기 생각에 최선의 정책을 주장하는 자를 골라 표를 주고 임기 내내 그 정책이 잘 실현되어서 자기가 선택할 때에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타나도록 부단히 기도로 후원해주어야 한다.

 

사람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자기 취향일 수 있다. 그러나 공적위치에 있는 목사가 정책은 뒷전이고 보수든 진보든 자기가 좋아하는 특정 정치가와 그 정책이 하나님의 뜻이니 따르라고 교인들을 가르쳐선 도가 지나친 것이다. 성경에 부합하는 일부 정책만 앞세워서 그 사람이 마치 하나님의 대리인인양 치켜세우는 일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목회는 이와 정반대다. 사람의 외모, 신분, 위치, 재산, 지성, 권력 등에 좌우되어선 안 된다. 어느 누구라도 그 존재, 그 인격체 전부를 끝까지 사랑해야 한다. 개인적 취향을 따져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측면이 일부 있더라도 주님의 긍휼로 품어주고 주님의 사랑으로만 섬겨야 한다.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뜨거운 감정으로, 단 주님을 닮은 긍휼과 그것이 부족하면 인내만으로 그 사람을 끌어안아야 한다. 정치에 비유하자면 사람이 먼저고 정책은 뒷전이어야 하는 것이 목회다.

 

작금 SNS 상에 올라오는 신자들 특별히 목회자들의 글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게도 이런 간단한 원리에 입각한 내용이 거의 없다. 구정권을 옹호하는 목회자나 신정권을 지지하는 목회자나 합리적 논리적 분석 논의가 거의 생략되어 있다. 다른 이가 그런 식으로 접근하려 시도하면 아예 철천지원수처럼 상대를 않는다. 친구 관계를 끊는 일이 최근에 SNS 상에서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원수까지 사랑하는 것을 본으로 보여야 할 목회자들이 그러고도 아주 의롭고도 잘하는 일인 양 자랑하고 있다. 정말로 진보 보수 어느 쪽에라도 서고 싶다면 최소한 하나님의 뜻의 반쪽만 대변한다고 솔직하게 밝혀야만 한다.

 

어쩌면 교회 안에서조차 이 간단한 원리를 거스르는 방식으로 사역하고 있지는 않는지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교회 안에선 윤리적 종교적 실정법이 아닌 예수님의 감정법이 당신의 백성을 통치하도록 해야 한다. 반면에 교회 밖에선 국민 감정법이 아닌 법치주의가 바로 서도록 가르치고 격려하는 것이 목사가 할 일이지 않겠는가? 또 그래야 성경적 의미로 종교와 정치의 분리가 올바르게 시행되지 않겠는가?

 

5/19/2017

 


복실이

2019.12.20 18: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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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지 않고 불법이나 거짓이 난무함을  보고 가만 잇을수 없는  기독교인들의 혁명 운동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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