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운동의 전도사

조회 수 1120 추천 수 100 2003.06.27 21:00:36
한국에선 지금 폐암 말기의 투병생활을 하며 죽음을 눈 앞에 둔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화제다. 그가 “담배를 끊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스럽고 흡연자는 지금 당장 담배를 끊으라”고 TV 인터뷰에서 말한 것이 전국적인 금연운동에 불을 부치는 기폭제가 되었다. 년 초에 누구나 하는 금연 결심과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져 예년에 비해 담배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그래서 금연장려운동본부 전국홍보위원에 위촉되어 공식적으로 금연운동의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작년 12월초의 기사에 따르면 문병차 간 후배 코메디언에게 “의사가 3개월 밖에 못 산다고 한 마감 날이 이번 달 24일이니까 그날 내 장례식에도 잊지 말고 꼭 와야 돼”라고 예의 농담조로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벌써 예정된 날짜보다 한달 반이 넘게 살고 있는 셈이다. 의사가 오진을 했는지, 어떤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종교에 귀의했다는 얘기는 아직 없기에 추측컨대 남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므로 새삼 큰 보람을 느낀 것이 생의 마지막 의욕을 불태웠는지 모른다.

아프리카에 최초로 복음을 전한 선교사 리빙스턴이 하루는 사자에 물려 죽을 뻔하다 조수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난 적이 있다. 그 후 그는 “주의 일을 다 마칠 때까지는 하나님이 우리를 절대 죽게 버려 두지 않는 가봐(We seem immortal until our work is done.)"라고 말했다. 하나님이 기적적인 방법으로 주의 종을 지켜 준다는 뜻만이 아니다. 주의 종이 되어 주님이 이룩하고자 하는 일의 위대함을 잘 알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자는 그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고 죽음도 더 이상 그 소명을 이룸에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고백이다.  

금주에 주님의 은혜 가운데 교회를 개척한지 처음으로 서리집사 몇 분을 세울 수 있었고 제직 수련회도 잘 마쳤다. 집사로 임명되신 분들은 금연운동 전도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건강을 지키는 정도가 아니라 한 영혼의 참 생명을 살리고 죽이는 위대한 복음의 전도자로 부름 받았다. 불신자도 사회적으로 선한 일을 한다는 보람 하나만으로 말기 암이라는 불치병을 무릅쓰고 그 소명을 잘 감당하고 있지 않는가? 아무리 사탄이 우는 사자처럼 우리를 삼키려 문밖에 웅크리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가 그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이상 모두 주님이 지키시는 불사신이 되었다. 거기다 최소한 이곳 미국 땅은 아프리카보다는 훨씬 더 안전하지 않는가? 이제 남은 일은 땅끝까지 복음을 들고 나가는 것뿐이다.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 가노라.”(빌3:14)

2/3/2002 교회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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