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끝난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에서 있었던 해프닝 하나가 생각 난다. 쇼트트랙 남자1000M 결승에서 앞장 선 세 선수가 다 넘어지는 바람에 엉뚱하게도 꼴찌로 달리던 선수가 금메달을 탔었다. 더 웃긴 것은 실력이 제일 뒤진다는 것을 자인한 이 선수가 틀림없이 1-2명이 넘어질 것이니까 잘하면 자기도 동메달 정도는 딸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사람 일이란 언제나 뚜껑을 열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1982년 미국 NBA 프로농구 최종 결승전에서 필라델피아 76er's와 LA Lakers가 7전4선승제로 맞붙었는데 필라델피아 팀이 0-3으로 막바지에 몰렸다. 이 때 Dr. J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이 팀의 Irving 감독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완전히 끝이 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It's not over until it's over)"라고 대답했다. 그 후 실제로 자기 팀을 기적 같이 4-3 역전 우승토록 해 그 말이 엄포가 아니었음을 실증했고 가장 기억될만한 명승부로 두고두고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극적인 인류 역사상 최고의 역전 드라마는 따로 있었다. 예의 두 경우는 비록 모두가 역전의 가능성이 희박하리라고는 예상했지만 확률 상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또 주위의 그런 불리한 예상이 역으로 분발 시키는 계기가 되어 선수들도 우승의 소망은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완전한 0%의 가능성, 아니 마이너스 100%의 절망에서 플러스 100%의 성공으로 뒤바꾼 일이 있었다. 아직은 끝난 것이 아니니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말할만한 소지가 전혀 없었다. 어느 누가 보아도 완전히 결말이 났고 뚜껑도 활짝 열린 채였다. 그래도 끝이 난 것이 아니었고 도리어 새로운 시작이었다. 2000년 전 예수님이 부활하신 사건이다.
부활절을 맞이하는 신자의 부활 신앙이 예수님이 역사적으로 부활했다는 객관적 사실을 믿는 정도로 그쳐선 안 된다. 전지전능하시고 영원히 존재하시는 하나님에게 부활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더 쉬운 일이다. 그분의 부활이 신자 자신의 살아 있는 부활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을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하여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에 신자도 연합하여 썩어질 옛사람은 죽고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끝나선 살아 있는 부활이 아니다. 현실의 삶 속에서 인간에게는 완전히 끝난 것처럼 보이는 일일지라도 하나님에게는 절대 끝난 것이 아님을 믿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야 한다.(To man, it's over. To God, it's not over.) 하나님의 자녀가 된 이상 그분의 나라에 가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말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11:25,26)
3/31/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