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국 TV에서 북한의 어린아이들이 영양실조로 굶어죽어 가는 비참한 모습을 보았다. 더 비참한 것은 그런 영양실조 환자에게 놓을 링거 주사제조차 없어서 시퍼런 맥주병에 소금과 설탕 등을 물과 적당히 섞어 쓰고 있었다. 나아가 변변한 수술대가 없어 핏자국이 벌겋게 묻은 낡은 침대를 소독도 제대로 안 한 채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아프리카나 북한에서 수많은 어린아이들이 굶어죽어 가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은 왜 아무 죄도 없는 어린이들이 저렇게 불쌍하게 죽어 가는데도 모른 체 하시는가라고 의아해 한다. 심지어 하나님이 일부러 인간을 고통 가운데 밀어 넣고 즐기고 있다고까지 불평한다. 과연 인간이 하나님에게 그런 의심과 불평을 할 자격이 있을까?
몇 주 전 기사에 의하면 남한에서 작년 한해에 내다 버린 음식 찌꺼기가 400만 톤으로 북한의 주식량의 년간 소비량 395만 톤을 능가했다고 한다. 미국이 갖다 버리는 음식 찌꺼기로 아프리카의 전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다. 미국 국민이 하루에 일 페니씩만 모아도 전세계의 식량난이 없어진다고 한다. 미국의 스텔스 비행기 한 대면 세계 최고 극빈(極貧) 20개국의 빚을 다 갚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치는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굶어 죽는 사람보다 잘 먹어서 죽는 사람이 비교가 안될 정도로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양 과잉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성인병이 현대인의 사망원인의 으뜸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어떤 뉴질랜드 의과 대학 교수는 “사람은 나면서부터 자기 이빨로 자기들의 무덤을 파고 있는 셈이다”라고 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다이어트를 해야 할 현대인들은 하나님을 의심하거나 불평할 자격이 없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미 줄만큼 다 주셨다. 먹다 먹다가 남아서 갖다 버릴 정도로 넘치도록 주셨다. 굶어 죽어 가는 어린이를 방치한 것은 우리 자신이지 하나님이 아니다. 그 보다 사람이 하나님 앞에 분명히 상기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하나님이 모든 은혜를 주셨지만 그 받은 은혜를 이웃과 나누어야 할 책임에서 면제 되는 은혜는 인간에게 주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아가 또 그런 인간이 마지막 때의 형벌에서 도망갈 수 있는 수단도 전혀 주시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이빨로 이 땅뿐 아니라 영원한 무덤까지 스스로 파고 있는 인간이다.
“긍휼을 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긍휼 없는 심판이 있으리라.”(약2:13)
4/7/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