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 최고 꽃 배달 및 장식회사 Jane Packer가 아시아 1호점으로 한국에 지사를 며칠 전에 내었다고 한다. 영국 왕실의 꽃 장식을 전문으로 맡아 하며 마돈나 같은 세계적인 연예인들과 부호들만 주고객으로 하는 회사다. 꽃도 한국산을 쓰기보다는 세계 최고의 꽃 생산국인 네델란드에서 주로 수입할 것이라고 한다. 꽃이란 싱싱함이 생명이므로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서 최단 시간에 비행기로 갖고 와야 하는데 그 먼 곳에서 수입해 쓰려면 경비가 얼마나 많이 들지는 쉽게 추측이 가능하다. 이 회사의 아시아 1호점이라는 것은 자기들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초라는 뜻이 된다.
한국은 무슨 일을 해도 세계 최고를 좋아한다. 세계 최고급 위스키의 최대 수입국, 심지어 한 개 130만원이나 하는 영양크림의 최대 소비국 등으로 세계 최고라면 사족을 못쓴다. 무슨 건물을 짓거나 국제적인 행사를 해도 세계 최고 아니면 최초라야 직성이 풀린다. 자꾸만 최고를 밝히는(?) 까닭은 이전에 너무 못살고 가난했던 시절에 대한 반사작용이며 또 그 동안 나름대로 갖고 있던 열등감 내지 자격지심을 그런 형태로나마 발산시키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것만이 전부일까? 이제는 한국도 어지간히 열등감을 벗어날 단계도 되었지 않는가? 못사는 나라에 당당하게 원조도 주게 되었고 힘들고 더러운 직업은 미국처럼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다 쓸 만큼 잘 살게 되었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 급품들을 전국민이 너나 할 것 없이 다 소비해주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남이 하는 것을 자기도 그대로 따라 하지 않으면 자기만 낙오자로 뒤 처지는 것 같아 불안해지는 습성 때문인 것 같다.
한국인들의 도덕적 가치관이 열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인 뿐 아니라 어느 나라 국민인들 세계 최고를 싫어하겠는가? 자기 자신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자는 누구라도 그렇게 된다. 세상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세상 속에 있는 것을 기준으로 남과 비교하기 마련이다. 하나님 안에서 자기 인생과 삶의 참된 가치와 영원한 진리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렇다. 그렇다면 미국 다음으로 기독교 신자의 비율이 많은 한국인데 그들 대부분이 실제로는 신자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혹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길 원체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엉터리 신자가 많은 것에서도 일등을 하려고 해서 그런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요일2:16)
4/28/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