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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 現代文보기 | 原文보기 | 성서조선 第 48 號 (1933年 1月)
인류의 자랑인 20세기를 맞이한 후 벌써 33년째의 새해가 돌아왔다. 특히 유럽에서의 세계대전을 겪은 후에 인류는 새로운 한해 한해를 맞이할 때마다 그 그릇됨을 깨닫고 종교가는 회개하며 정치가는 원대한 정책을 세워 인류 본래의 목적에 매진하려는 듯한 기세가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민족과 민족은 서로 압제에 얽어매지 않으며, 나라와 나라는 다시는 무기로 싸우지 않고, 종교가는 다시 전쟁을 이기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리는 허위의 죄를 범하는 일이 없을 듯싶었다.
그러나 20세기의 절반도 못가서 지구는 다시 거꾸로 돌기 시작하였다. 종교가는 또 다시 전쟁터에서 기도를 다시 하게 되었다. 나의 좁은 소견으로는 세계 역사가 적어도 반세기는 뒷걸음 것 같다. 올 듯싶던 정의와 평화는 좀처럼 오지 않고 허위와 암흑만은 안개처럼 감돌아든다.
사람들은 새해가 왔다고 ‘근하신년’이라고 하나 우리에게 새해를 치하할 무슨 희망과 무슨 새 계획이 있는가? 우리가 작년에 개인으로나 민족으로나 온 세계 인류로나 무슨 새로운 진리 하나를 제공하였으며 무슨 중대한 문제 하나를 해결한 것이 있다고 묵은해의 짐을 벗고 경쾌한 마음으로 소스람치면서 새해를 맞으려 하는가?
보라! 만국의 종교가들이 세계 곳곳에서 여러 번 모였었지만 무슨 기쁜 소식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는가. 크고 작은 나라들의 유력한 정치가들이 줄을 지어 제네바에 모였었지만 전쟁 배상금 문제, 군축 문제, 일본과 중국 문제 등등 중대한 문제는 거의 전부 숙제로 넘겼을 뿐 아닌가. 인간의 만능을 믿기는 20세기 사람들처럼 심한 때가 없었으나 인간의 무능을 깨닫기에는 작년처럼 절실한 때도 없었다. “세상에 인물이 없나니 한 사람도 없느니라”고한들 누가 감히 항변할 수 있을까. 지난해는 ‘코로 숨쉬는 자’에게서 크게 실망한 1년이었다.
1933년도 또한 암흑이 더욱 심하고 공중 권세 잡은 자들의 횡행함이 극에 달할지 모른다. 그러나 새벽이 캄캄한들 얼마랴. 의의 태양이 떠올라 안개가 지면에서 흩어질 것이 눈앞에 보인다. 살구나무 가지를 바라보던 예레미야와 같이 새해를 맞이하는 아침에 하나님 말씀에 우리의 귀를 기울이자.
원컨대 새해부터는 더욱 그리스도의 십자가 말고는 알 것이 없다. 벌레와 같은 인간과 또 이 조그만 인쇄물을 통하여서라도 주 그리스도의 영광만이 드러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