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무신론자가 창조론을 옹호하다.
세계 최고 무신론 과학자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석좌교수이자 생물학자인 리챠드 도킨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는 ‘이기적 유전자’ 와 “눈 먼 시계공” 이론을 고안해 진화론을 변증했고 2006년에 발간한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 책에서 성경의 하나님을 무자비하게 인간을 학대 심판하며 심지어 인종청소까지 하는 신으로 묘사했습니다. 자신은 신이 존재하지 않을 확률을 99%라고 확신하기에 원시적인 미신을 믿는 자들을 신에게서 해방시켜줄 필요가 있으며 그런 목적으로 책을 저술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영국의 유명한 이층버스에 “신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누리라!”는 포스터를 붙이는 등 일련의 인간 해방 켐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2008년에 제작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Expelled, No Intelligence Allowed” 마지막 부분에 그와 대담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에게 지적 설계가 인간의 유전자나 진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고대의 어떤 시점에 우주의 어떤 곳에서 아마도 다윈주의 같은 방식에 의해 아주 높은 기술 단계까지 진화된 한 문명이 생명의 한 형체를 설계하여 이 행성에 심었을 것이다. 이는 흥미롭고 가능한 일이다. 나는 생화학과 분자생물학을 세밀히 연구하면 그에 대한 증거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떤 종류가 되었든 설계자의 흔적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설계자는 우주의 다른 곳에 있는 고차원의 지성임에 거의 틀림없다. 그 고차원 지성은 반드시 어떤 설명 가능한 과정에 의해 스스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단순히 자연발생적으로 그냥 존재케 되었을 수는 없다. 그것이 문제의 초점이다.”
그의 주장은 한마디로 고급한 지성을 갖춘 외계인이 인구의 기원이라는 뜻입니다. 몇 주 전에 외계인도 그 행성으로 돌아가면 진화와 창조 둘 중의 하나의 방식으로만 존재케 된 것이므로 인간 기원의 근거로 따질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말하자면 그는 지구에서 인간의 기원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니까 다른 행성의 외계인에게 떠넘긴 셈입니다. 그 외계인도 진화로 생겼다고만 말했지 마찬가지로 그 기원을 상세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외계의 신적인 존재가 인간을 만들었다고 한 것이니까 사실상 지적 설계자 내지 창조주가 따로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그 책에는 도표, 자료, 사진, 실험 증거 같은 것은 단 하나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전부다 가설로만 논의를 진행하기에 철학 사상서입니다. 진리는 간단하고 알기 쉬어야 하나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무지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부재(不在)증명이 실재(實在)증명보다 더 어렵다는 진리만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책에 대한 비평을 2008년 12/21자 미국 타임지에 니키 검블이라는 학자가 간단하게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에서 “만물이 스스로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스스로 있는 신”이 “만물을 만들었다”고 말입니다.
어쨌든 인간 존재의 기원은 이 두 가지 가능성 밖에 없으며 둘 중 하나는 100% 진실입니다. 진화론만이 과학적이고 창조론은 종교라고 매도해선 안 됩니다. 오히려 도킨스의 책이 더 종교에 가깝습니다. 진화론의 최고이자 마지막 맹점은 진화가 시발된 최초의 물질의 근거와 생명의 기원은 밝히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3/17/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