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이름은 없다.
다른 모든 종교에선 절대자를 하느님이라고 하는데 유독 개신교만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이 땅을 초월해서 계시는 분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하면서 생사화복을 당신의 거룩한 뜻에 따라 주관하시는 유일한 절대적 존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하나님이 그분의 이름은 아닙니다.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은 모든 특성을 한 마디로 대변합니다. 이름을 들으면 어떤 물건인지 어떤 사람인지 한 눈에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우는 어떤 이름을 붙여도 그렇게 될 수 없습니다. 성경에는 이런저런 하나님 이름들이 나옵니다. 예컨대 여호와 이레는 준비하시는 하나님, 여호와 샬롬은 평강의 하나님, 여호와 라파는 치료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뜻인데 26개 정도 등장합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으로부터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보호 인도 받은 체험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하나님 그분을 도무지 대변할 수 없습니다. 마치 코끼리를 두고 장님들이 ‘부채 같은 귀’, ‘기둥 같은 다리’라고 이름을 붙이는 셈입니다. 저를 두고 한국인 혹은 남자 혹은 은퇴한 사역자라고 이름 붙이는 것과 같습니다. 우주전부를 창조하시고 태초부터 영원까지 다스리는 광대하신 하나님을 물질계의 시공간에 제한된 인간이 온전히 인식할 수조차 없기에 하나의 이름으로는 더더욱 담아낼 수 없습니다.
사람의 이름은 부모가 자식이 태어날 때 장래의 소망을 반영해서 지어줍니다. 또 인간이 동식물에 이름을 붙입니다. 이처럼 이름은 더 높고 고등한 존재가 낫고 열등한 존재에게 붙이는 법입니다. 그분의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이 하나님의 이름을 지을 수는 없고 지어서도 안 됩니다. 따라서 하나님이란 이름은 우주에서 아예 이름이 없는 유일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인간이 그분을 인식하는 범위와 내용은 해변에서 모래알 하나 집어 올리는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분은 너무나 광대하시며 전지전능하시고 거룩하신 분으로 인간의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섭니다.
그런 하나님이 인간만은 당신의 형상을 닮게 지어주셨습니다. 우주의 주인 되시는 그분이 살아계셔서 인류공동체의 역사는 물론 내 개인의 일생을 주관 통치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십니다. 이는 그 어떤 피조물도 누리지 못하는 너무나 큰 은혜요 기적입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아니라 그분이 우리 일생의 모든 방향과 특성을 결정해줍니다. 그럼 어떤 뜻입니까? 그분이 나를 개인적으로 나의 이름으로 알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겸손히 순종하며 그분 뜻대로 사는 신자는 그분 생명책에 자기 이름이 이미 올라가 있는 것입니다.
알기 쉽게 비유하자면 반려견은 주인이 이름을 지어서 부르고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주며 병이 나면 고쳐주는 등 모든 사랑을 베풀어줍니다. 신자는 주인과 그와 같은 관계가 되어서 평생을 그분의 사랑 안에 지내는 것입니다. 그러다 죽은 후에 천국에 가면 하나님 그분이 나의 이름을 부르며 기다렸다는 듯이 큰 기쁨으로 맞아주십니다.
반면에 하나님을 모르고 부인하는 자는 인간세상에서 아무리 이름을 날리더라도 하나님은 정작 그의 이름을 모릅니다. 이름이 없다면 하나님 안에선 반려견이 아니라 야생들개 즉, 그냥 짐승으로 살다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라는 이름의 귀한 뜻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시고 일생토록 그의 온전한 주인이 되어서 사랑으로 보호 인도해주십니다. 이름이 없는 유일한 존재라는 하나님이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4/28/2021)